일시 9월 1일(수) 오후 2시 장소 건대 롯데시네마
이 영화 ‘시라노 에이전시’는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해 연애를 이뤄주는 연애조작단이다. 때로는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때로는 비밀 작전 수행처럼 완벽하게 짜여진 각본으로 의뢰인의 사랑을 이뤄준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전시 대표인 병훈(엄태웅)과 동료 작전요원 민영(박신혜)은 어리숙한 의뢰인 상용(최다니엘)을 만나게 된다.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지만 연애감은 꽝인 그가 교회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여자는 바로 병훈의 옛 여자친구인 희중(이민정)이다. 여전히 희중에게 미련이 남아있는 병훈은 두 사람이 이뤄지지 않도록 방해공작을 펼치지만 상용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100자평
관객과 더 큰 사랑에 빠지고픈 김현석 감독의 오랜 기다림이 실현될 순간이 온 것인가. 이쯤 되면 ‘김현석표 멜로’라는 말을 만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남자,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여자, 그런 그들 사이의 끈끈하고도 안타까운 사연 속으로 스며드는 엇박자 유머의 향연. 단연 ‘최다니엘의 재발견’이라고 할만한 가운데 엄태웅, 이민정, 박신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스럽다. 박철민의 애드립스런 유머는 충분히 익숙한데도 그냥 또 웃게 만든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객관적 조력이 가능한 결혼만 컨설팅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연애에 중점을 둔 ‘사랑’도 매니지먼트 가능하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연애도 조작이 가능한가요?’에서 출발하는 기발한 멜로드라마다. 설정을 뒷받침해줄 주재료는 배우들의 캐릭터와 재치 있는 대사다. 김현석 감독은 이 모든 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한데 어우러져, 영화적 재미를 물고 갈 기반을 마련한다. 전작보다 한층 세련되고 노련해진 방식이며 물론 감독 특유의 인증도 곳곳에서 여전하다. 과거 <101번째 프로포즈>의 쑥맥 같은 남자가 보여주었던 진정성의 사랑은 2010년 현재진행형의 젊은 사랑에도 유효한 핵심 진리인 것 같다. 이화정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