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문제가 있다. 엄마 혹은 주부의 것이며 이것은 그들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하는 문제. 그리고 일상화된 나머지 그 가치에 비해 대접받지 못하는 문제. 바로 냉장고를 바라보는 우리 시각에 대한 문제이다. 이 글은 냉장고, 특히 김치냉장고가 받는 서러움에 대한 소회이다. 사실 백색가전 자체가 전자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기와 같은 화젯거리가 된 적이 없다. 굉장히 혁신적이고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해도 뉴스의 단신에 잠깐 등장할 뿐 커뮤니티를 들끓이며 이슈가 된 적은 없다는 것이다. 마치 아이폰 4G의 출시와 새로운 냉장고의 출시 소식의 차이랄까, 혹자는 백색가전이 지닌 기계적 특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치 산업용 기계가 IT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직접회로를 장착하지 않은, 순수하게 콤프레셔만으로 작동하던 냉장고 시대의 이야기. 이제는 간단한 손잡이에서부터 내부에 칸막이까지 IT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다. 독자적인 기술과 이른바 컨버전스의 개념을 받아들인 새로운 세대의 최첨단 집약체이기도 한 것이 현재의 냉장고다. 냉장고의 가치는? 하루에도 몇번씩 문을 열고 사용하는 냉장고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생각해보자. 묵묵히 집안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 순간에도 냉장고는 균일한 냉각온도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작동하는 중이다. 아마도 이것은 선입견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아직도 냉장고가 단순한 백색가전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그 생각을 바꿔야 할 시점이 분명히 도래했다. 특히 LG DIOS브랜드의 김치냉장고를 만났다면 말이다.
LG의 새로운 김치냉장고 Quad는 이른바 2011형이다. 보통 연단위로 모델 체인지가 이루어지는 백색가전답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판매될 최신 모델이라는 소리. Quad는 국내 최초로 4도어 김치냉장고이기 때문이란다(김치냉장고에 도어의 개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기 힘들다면 2도어 자동차와 4도어 자동차의 편리성에 대한 부분을 참고하도록). 양문형으로 상단에 두개, 하단에 서랍형으로 두개, 그래서 총 4개다. 특이한 것은 상단 오른쪽 부분은 홈바의 개념을 도입하여 음료수나 그 밖의 도어에 붙어 있는 수납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 이것은 그야말로 김치냉장고의 본격적인 도전일 가능성도 있다. 즉, 서브의 개념인 김치냉장고가 메인 냉장고의 기능까지 수행하려는 발칙함일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시도가 타당한 것이 최근 김치냉장고에 꼭 김치만 넣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성향이나 용도에 따라 음료수나 과일 등을 보관하는 사람도 많다. 4도어가 의미하는 것도 이런 다양한 용도에 따른 활용성이다. 물론 Quad의 차별점은 4도어만은 아니다. 무려 405리터의 단일 제품으로는 국내 최대 용량.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보다 많은 수납에 갈망하는 주부의 바람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것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물론 단순히 문짝이 많고 크다고 차별화된 것은 아니다. LG냉장고 시장점유율을 높인 원동력의 4세대 리니어 콤프레셔(리니어 콤프레셔는 기존 모터의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어주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모터가 직선운동이 가능하게 한 것)를 바탕으로 문 열림을 감지해 자동 냉기 공급을 조절하는 기능, 칸마다 6분마다 냉기를 순환시키는 쿨링케어 기능을 지니는 등 단순한 가전이 아닌 인공지능화된 냉장고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냉장고에 꽃무늬 같은 패턴 적용은 취향이 아니지만 트랜드를 반영해 차별화를 이끌어낸 점은 인정. 분명 최신예 냉장고는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인공지능까지 있다는데 이러다가 냉장고가 터미네이터로 변신해 미래에서 날아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