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숙,
그림에서 금방이라도 선홍빛 피가 뚝뚝 떨어질 것만 같다. 수많은 빗금과 스크래치로 완성된 심장 그림은 태생적으로 상처를 안고 있다. 작가는 “살아 있는 대상의 상흔에 대한 공부”라고 한다. 김명숙 작가의 작품들은 이처럼 거칠고 그로테스크하다. 무엇보다 작업의 도구로 수세미를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세미의 거친 질감에 힘입어 탄생한 그림들은 쉬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김명숙 개인전: The Works for Workers>는 김명숙 작가가 4년 만에 여는 전시다. 그동안 소 외양간을 작업실 삼고 아폴로, 모네, 밀레를 스승 삼아 인간을 탐구해온 작가가 길다면 긴 공백기를 거치며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