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김지운 감독은 영화 '악마를 보았다' 무삭제판이 10월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서 상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관객들을 만나 "DVD를 출시할 때는 삭제 장면을 최대한 집어넣으려고 한다"면서 "어제 영화제용으로 다시 편집했는데 인육이 나오는 장면 등 뺀 장면을 집어넣었다. 부산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마를 보았다' 무삭제판은 다음달 9일 개막하는 제35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김지운 감독은 이 영화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것이 당황스러웠다면서 "특정 장면이 삭제돼서 아쉬웠다기보다는 리듬을 타지 못해 영화가 뻑뻑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고 톡 쏘는 맛을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악마를 보았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2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사실상 개봉을 못 할 위기에 놓이자 인육을 묘사한 장면 등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지난 12일 개봉했다.
이날 맥스무비 등 인터넷 영화 사이트 회원 200여명이 참석해 영화를 관람하고 김지운 감독과 이병헌을 상대로 열띤 질문 공세를 폈다.
김지운 감독은 전작을 개봉했을 때도 관객을 만났다고 했지만, 이병헌은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원하지 않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서 논란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앞다퉈 손을 들고 '삭제된 장면 가운데 아까운 장면이 있느냐?', '마지막 장면의 연출 의도는 무엇이냐?'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 감독은 수현(이병헌)이 경철(최민식)을 처단하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경철이 일말의 회개나 반성을 했다면 경철의 가족들이 오는 것을 수현이 막지 않았을까 한다"면서 "최종적인 복수를 할 때는 수현이 악마와 계약하는 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현은 자신을 구원하고 싶어 경철에게 마지막 질문을 했지만, 경철이 대결 구도로 나오면서 그런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말했다.
한 관객이 영화의 일부 설정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하자 김 감독은 "논리적으로 다소 미흡하거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영화가 흘러가는 리듬을 방해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마지막 장면을 놓고 감독과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다른 엔딩신도 소개했다. 수현이 도망치는 경철 뒤에 인육을 먹는 개들을 풀어놓는다거나 경철에게 우스꽝스러운 동물 캐릭터를 씌워놓고 군중 앞에서 경철을 처단하는 장면 등을 예로 들었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김지운 감독의 영화 3편에 출연한 그는 "김 감독과 같이 작품 할 때마다 상대방의 새로운 면을 본다"면서 "팬으로서 김지운 감독이 만드는 멜로는 어떨까 궁금하다. 그런 작품이 있다면 감독과 다시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의 폭력성이 지나치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1시간 넘게 계속된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영화의 표현 수위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나 폭력성에 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관객과의 대화 후 연합뉴스와 만난 김 감독은 "언론은 폭력 수위가 너무 높다는 노파심을 가지는 것 같지만, 관객들은 (폭력적인 장면이) 영화적인 것이라고 쿨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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