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신인 탤런트 최윤영(24)은 요즘 신이 난다.
길 가던 사람들이 얼굴을 알아보고 음식점에 가면 아주머니가 반찬을 더 얹어 주며 인심을 쓴다. '자림'이란 극중 이름을 낯선 사람이 불러줄 때면 더욱 반갑다.
최윤영은 인기 고공 행진 중인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거성식품 구일중 회장의 막내딸 자림을 연기한다.
"요즘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긴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저를 찾기가 어려워요. 방송활동 하시는 분 중에 동명이인이 많아서 포털에서 프로필을 보려면 동명이인 더보기를 클릭해야 해요. 전 제 이름이 좋은데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제빵왕 김탁구'가 다섯번째 출연작인 그는 요즘 보기 힘든 공채 탤런트 출신 신인 연기자다.
2008년 10월 5년 만에 열린 KBS 21기 공채 탤런트 모집에서 3천400여명의 지원자들을 제치고 동기 20명과 함께 당당히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3개월의 연수기간을 포함해 1년 간 KBS 소속으로 활동했다.
"연수기간에는 회사원처럼 10시까지 출근해서 5시까지 교육을 받았어요. 연기훈련도 하고 춤도 배우면서 정말 학교 다니는 것처럼 재미 있었어요. 감독님들 계시는 별관 6층에 가서 인사 드리면서 친해지기도 했고요."
그러나 연수가 끝나고 모든 것을 혼자 챙겨야 했다. 캐스팅에서 우선권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어긋났다.
"오디션에서 특혜는 없었어요. 혼자 발로 뛰어서 역할을 찾아야 했어요. 현장에 가보니까 우리 동기들만 혼자 일하고 다들 소속사가 있더라고요. 소속사가 없다보니 의상도 혼자 준비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어요. 신인이라 이런 상황에 더 기가 죽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현장에서 공채라고 챙겨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제빵왕 김탁구'에 나오는 배우 중 팔봉선생 장항선과 제자 허갑수 역의 이한위가 그의 공채 선배들이다.
동기 중에 누가 제일 잘 나가냐는 질문에 "아직 잘 나가는 사람이 없다"며 "그나마 내가 제일 작품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최윤영은 연기자가 되기에 앞서 댄서를 꿈꾸며 한때 전문 댄스팀에서 3개월 간 연습을 하기도 했다.
평상시에는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고 춤 추는 것을 즐겼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였던 '동방신기'의 시아준수, '슈퍼주니어'의 은혁과 함께 학교에서 소문난 춤꾼이었다.
"춤이 좋아서 예고를 갔는데 연기를 배우다보니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는데 댄스팀에서 연습할 때 학교를 그만두고 춤에 매진할 수 있느냐고 묻길래 안 될 거 같다고 하면서 그만뒀어요. 그때 내가 춤보다 연기가 더 좋아졌구나 하고 느꼈어요."
최윤영은 전형적인 부잣집 철없는 막내딸인 자림 역에서 연기하는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자림이를 충분히 이해해요. 눈치 빠르고 엄마한테 애교도 많이 부리는 건 집안에서 살아남는 방식이에요. 친구인 유경이한테 배신 당하고 상처 입어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 드리는 게 재미 있어요."
그는 "시청자들이 내 연기를 볼 때 편안했으면 좋겠다"며 "친구 같은 배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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