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자유분방한 성격의 사진작가 순스케(토요카와 에츠시)는 결혼 10년차가 되면서 건강한 음식을 챙겨주고 매사에 간섭하는 아내 사쿠라(아쿠시마루 히로코)가 점점 귀찮아진다.
사쿠라 홀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어느 날, 미모의 영화배우 지망생 란코(미즈카와 아사미)가 집으로 찾아오고 순스케는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려다 그만 덜미를 잡힌다.
사쿠라는 홧김에 집을 나서고 며칠째 돌아오지 않는다.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한 순스케. 사쿠라가 마침내 집에 돌아오자 순스케의 얼굴은 밝아지지만 사쿠라는 다시 떠날 준비를 한다.
'그 남자가 아내에게'는 두 가지 이야기가 흐른다. 권태기에 시달리는 10년차 부부생활의 위기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는 20대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꿈꾸는 사쿠라와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죽을래"라고 말하는 순스케는 매번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순수케의 제자인 순수남 마코토(하마다 가쿠)와 술집에서 일하는 란코의 로맨스도 삐걱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차이점이 있다면 순스케와 사쿠라의 로맨스가 낙조(落照)의 비장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준다면 젊은이들의 사랑은 이제 막 솟아오르는 여명(黎明)의 파릇파릇함이 느껴진다는 점.
이처럼 영화는 사랑이라는 주제가 극의 전반을 장악한다. 등장인물도 고작 5명에 불과하다. 일부 야외촬영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장면은 순스케의 집에서 이뤄졌다. 5명의 인물은 연기를 한 후 출입문을 통해 등 퇴장을 거듭한다. 이 때문에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 하다.
플롯에 있어서나 등장인물에 있어서 영화는 매우 단순 명쾌하다. 하지만, 영화의 극적 구성까지 단순하지는 않다. '그 남자가 아내에게'는 최소한 두 차례의 반전을 보여준다. 제한된 공간에서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도 좋다.
영화의 도입부는 무성영화로 이뤄져 있다.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흐르지만, 대사는 자막으로 처리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채플린 마냥 빠르면서 역동적이다.
순스케는 영화 '러브레터'에서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를 짝사랑하는 선배로 나온 토요카와 에츠시가 맡았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를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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