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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는 잊어라!'..배우들 예능서 맹활약
2010-08-12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잘생긴 외모와 남자다운 이미지를 앞세웠던 남자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웃음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모습도 꺼리지 않아 시청자들을 놀라게한다.

김성수는 최근 KBS 토크쇼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공동 MC로 합류했다.

그는 지난 10일 첫 출연에서 어설픈 춤을 선보이고 데뷔작인 어린이 프로 '지구용사 벡터맨'의 포즈를 강의하는 등 장난스러우면서도 친근한 면모를 보여줬다.

김성수는 '내사랑 금지옥엽' '못된 사랑' '풀하우스' 등을 통해 세련되면서도 강인한 캐릭터를 선보여 왔지만 현재 출연 중인 KBS '천하무적 야구단'과 케이블 채널 XTM의 '남자의 스타일 옴므'에서는 재치 있는 입담과 유머 감각을 보여준다.

김성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올해는 연기 외에 MC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며 "본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고 예능 출연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KBS '남자의 자격'의 원조 멤버로 1년 넘게 활약하는 김성민은 '남자의 자격'을 통해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남자의 자격'에서 말이 많고 엉뚱한 소리를 잘한다고 해서 '김봉창'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출연한 KBS '명가'나 MBC '밥 줘' 등 드라마에서는 주로 이기적이고 차가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예능과 드라마에서 상반되는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이미지의 폭을 넓히는 셈이다.

예능 프로 제작진들도 배우들의 섭외에 긍정적이다. 대중에게 알려져있지만 예능에서는 신인이라는 이들의 위치가 프로그램에 안정감과 참신함을 동시에 주기 때문이다.

배우 정준호와 신현준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새 코너 '오늘을 즐겨라'에서 공동 MC를 맡았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무게감 있는 역할로 활약해 온 두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출을 맡은 권석 PD는 12일 "배우들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솔직함을 보여준다면 프로그램에 흡인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배우들의 예능 진출은 이미지 변신 외에 연기 공백기에 시청자로부터 잊혀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계산도 작용한다. 예능에서 활발히 활약하는 배우 대부분이 작품을 쉴 때 예능에 진출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예능 속 이미지가 고착되면 연기 활동에 제약을 받을 위험도 있다.

김수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예능에 고정출연한다는 것은 모험과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활약했던 그는 당분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고 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MBC 드라마 '글로리아'의 정지우 작가도 김수로와 함께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했던 주연 이천희에 대해 "'패밀리가 떴다'를 보며 처음에는 이 '동네 바보'를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연기보다 예능에 집중했던 배우들이 작품 활동이 활발해지면 하차설이 흘러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방송사 드라마 CP는 "예능 이미지가 강하다보면 시청자들이 배우의 연기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본업이 배우인 이상 예능 프로 출연은 외도일 수밖에 없고 본업에 악영향을 미치면 자연히 연기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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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