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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리미츠 오브 컨트롤'
2010-08-08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짐 자무시는 미국을 대표하는 인디영화 감독 중 한 명이다. 미국에 온 헝가리 이민자들의 황량한 삶을 그린 '천국보다 낯선'(1984)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황폐한 삶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인간 군상들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리미츠 오브 컨트롤'도 자무시의 기존 영화처럼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다. 자무시 감독은 특별한 화술 없이 2시간가량 한 킬러의 고독한 임무수행 과정을 보여준다.

스페인의 한 공항에 나타난 킬러(이삭 드 번콜)는 두 남자로부터 임무를 전해 들은 후 성냥갑을 건네 받는다. 이 킬러는 그때부터 스페인 곳곳을 누비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때마다 성냥갑을 전해 받는다.

킬러의 여행목적이 무엇인지, 도대체 무슨 지령을 받았는지 영화는 막판까지 보여주지 않는다.

킬러는 임무 수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다. 아침에는 태극권을 연마하고,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좋은 것만 보고 듣는다"는 신조 아래 클래식 음악을 듣고, 벌거벗은 여자가 옆에 누워 있어도 절대 여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대사가 많은 영화는 아니지만 중간 중간 나오는 대사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별다른 표정없이 툭툭 치고 들어오는 배우들의 호흡이나 연기력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틸다 스윈턴, 빌 머레이, 존 허트 등 쟁쟁한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그간 자무시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면이 일그러지는 독특한 비주얼이 눈에 띄는데 이는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에서 왕자웨이(王家衛)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한 덕택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무표정한 이삭 드 번콜의 표정이 뇌리에 남고, 황량함과 스산함이 가슴을 채운다. 그러나 특별한 스토리가 없어서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

8월12일 개봉.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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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