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8월1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출연: 남경주, 최정원, 아이비, 오진영, 하지승, 이인철, 황현정, 박송권, 한성식, 이훈진 외 02-577-1987
음악극 <베로나의 두 신사>
8월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출연: 김호영, 이율, 김아선, 최유하, 김남호, 오석원, 이경미, 성기윤, 이동근, 방정식, 황재열, 강현우 02-577-1987
400년이 지나도 셰익스피어(1564~1616)는 여전히 유효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각색한 로맨틱코미디 두편이 무대에 올랐다. 한여름 밤, 한없이 가볍게 풀어내도 빛을 잃지 않는 셰익스피어의 낭만 속으로 빠져보자.
37편의 희곡을 남긴 셰익스피어의 처녀작이 음악극으로 부활했다. <베로나의 두 신사>의 등장인물들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다. 한 여인 때문에 바위같이 단단하던 두 남자의 우정이 갈라지고, 목숨을 건 결투가 벌어진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절대로 심각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바탕 소동극으로 끌고 나간다. 그 지렛대는 능청스러운 연기와 익살스러운 무대연출, 그리고 감미로운 음악이다. 배우들은 과장된 톤과 액션으로 정형화된 캐릭터를 스스로 희화화한다. 한편의 인형극을 떠올리게 하는 마상창 시합장면, 불도그 ‘땡칠이’의 등장, 그리고 5인조 라이브 밴드의 음악은 손발이 오그라들 셰익스피어의 대사들을 유쾌하게 전달한다.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뮤지컬 버전이다. 뮤지컬은 극중극의 형식을 띤다.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공연되는 무대와 무대 뒤 풍경이 배경이다.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혼한 배우 한쌍, 프레드 그래햄(남경주)과 릴리 바네시(최정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194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현재 공연은 1999년 리바이벌한 버전이다.
우선 이 작품은 볼거리가 풍부하다. 16세기 르네상스 스타일과 모던한 현대 스타일을 넘나드는 의상과 무대, 그리고 개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곳곳에 배치된 화려한 군무는 쇼 뮤지컬의 오락성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흥겨움을 더해주는 가장 큰 요소는 최정원, 남경주의 찰떡궁합이다. 2001년 국내 초연 멤버인 두 사람은 9년 만에 다시 만나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다. 때론 능청스럽게 때론 코믹하게, 함께하는 연기와 노래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여기에 두명의 조폭이 펼치는 감초 연기와 16인조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음악은 특별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