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극장가의 대목인 여름을 겨냥한 한국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면서 한국 영화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영화계에 따르면 4일에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가, 11일에는 최민식ㆍ이병헌 주연의 '악마를 보았다'가 잇따라 개봉한다.
모두 과도한 폭력성 탓에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액션 영화다.
'열혈남아'의 이정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저씨'는 원빈의 액션이 빛나는 영화지만 보기에는 다소 불편하다.
장기 밀매 조직과 전직 특작부대원과의 대결을 그린 이 영화가 아동착취 문제를 건드리는 데다가 피가 솟구치고 장기가 터져나오는 과도한 폭력성이 두드러지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빠르고 절도있는 '스타카토식' 액션이 화려하고, 원빈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등 볼거리가 풍성한 건 사실이지만 지나친 폭력성과 거북살스런 소재는 보통 강심장이 아니라면 일반 성인 관객들도 눈살을 찌푸릴 만하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폭력수위가 매우 높다는 소문이 충무로에 무성했던 영화다. 약혼녀를 연쇄 살인범에게 잃은 국가정보원 직원의 복수극을 그린 이 영화는 최민식과 이병헌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출연한 기대작이다.
이병헌의 잔인한 복수 과정을 다루는 이 영화는 칼로 난도질하는 장면을 비롯해 잔혹한 장면이 버젓이 등장한다. 충무로에서는 벌써부터 '아저씨'보다도 '수위'가 높다는 말이 회자된다.
이처럼 잔혹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방학과 휴가가 겹친 대목인 8월에 어른부터 아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한국 영화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작년 쌍끌이 흥행을 주도하며 여름 시장을 싹쓸이 한 '해운대'(윤제균 감독)와 '국가대표'(김용화 감독)에 비하면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의 티켓파워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운대'와 '국가대표'는 모두 12세 이상 관람가였으며 각각 1천83만명과 844만명을 동원했다.
반면 대규모 예산을 쏟아부은 할리우드 영화들은 어른부터 아이들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오는 5일 개봉하는 '토이스토리 3'는 전체관람가이고, '식스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라스트 에어벤더'(8월19일 개봉)도 전체관람가다.
특히 '토이 스토리 3'는 웃음부터 심장을 부여잡는 감동까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춰 과연 '꿈의 공장'이라는 픽사의 실력을 새삼 절감케 한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7억3천700만달러(약 8천700억원)를 벌어들여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이밖에도 최근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셉션'은 12세 이상 관람가, 최근 내한한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솔트'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다.
'악마를 보았다'를 홍보하는 앤드크레딧의 박혜경 대표는 최근 잔인한 영화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추격자' 이후 스릴러 영화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다보니 8월에 수위 높은 한국 액션영화 2편이 우연이 개봉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는 추석이 낀 내달에도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영웅 본색'을 리메이크한 '무적자'(송해성 감독),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권혁재 감독) 등 액션영화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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