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세계' = 이정범 지음.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오즈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와 함께 일본의 3대 감독으로 통한다.
오즈와 미조구치가 일본식의 정적인 스타일에 집중했다면 구로사와 감독은 좀 더 화려하고 서구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찍었다.
서양 고전에도 능해 '백치' '리어왕' '맥베스' 등을 영화로 옮기기도 했다.
까다로운 평론가이자 감독인 우디 앨런 조차 '리어왕'을 영화로 옮긴 '란'을 보고 나서 "셰익스피어를 찍을 수 있는 감독은 구로사와밖에 없다"고 평한 바 있다.
세종대 교수이자 영화감독인 저자는 1950-60년대 구로사와가 만든 영화는 일본보다는 유럽이나 할리우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구로사와가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커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뿐 아니라 뤽 베송, 우위썬(오우삼) 등 유럽이나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감독들의 찬사를 받아왔으며 실제로 그들이 만든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구로사와가 만든 '7인의 사무라이'나 '요짐보'의 다이내믹한 템포는 내 영화의 위대한 교과서라고 말하고 싶다. '영웅본색'에 나온 주윤발의 이미지는 '요짐보'에 나온 미후네 도시로에게서 빌려온 것이다."(7쪽.우위썬)
저자는 이처럼 구로사와가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영화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철저히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구로사와가 정교한 형식미와 영화적인 테크닉,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기술과 작가적인 개성에서 흠잡을 데 없는 감독이라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형식 미학의 창시자라기보다는 이미 있던 미학의 수준을 보다 완벽한 형태로 발전시킨 감독"이라고 설명한다.
2010년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94년 초판과 1999년 나온 개정판을 다시 한 번 개정한 책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영화 '요짐보'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비 그치다' 등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서해문집. 304쪽. 1만5천원.
▲'이완 맥그리거의 레알 바이크' = 이완 맥그리거. 찰리 부어맨 지음. 채인택 옮김.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찰리 부어맨이 2004년 4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108일간 모터사이클을 타고 프랑스, 벨기에,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등 12개국을 둘러본 여행기다. 여행 거리만 3만 5천960㎞에 이른다.
저자들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진다.
"이 여행은 내게 일어난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잊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산을 오르고 밀림을 헤치며 나아갈 때는 나는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움을 깨달았다. 하루에 여덟 시간에서 열 시간을 걸으면서 나는 곰곰이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 내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것들을 다시 버리고 있었다."(239쪽. 이완 맥그리거)
이레. 464쪽. 1만3천800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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