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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하고싶은 역할 점점 많아져요"
2010-07-28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다양한 역할을 해보니까 오히려 하고 싶은 역할이 많아져요. 시야도 넓어지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매력 있는 캐릭터에 더 욕심이 생겨요."

배우 김하늘은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연기 데뷔한 후 13년간 청춘물과 공포, 코미디, 액션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왔다.

방황하는 청춘에서부터 철없는 과외 선생, 도도한 톱스타, 냉철한 첩보요원, 그리고 현재 출연 중인 MBC 전쟁드라마 '로드 넘버 원'의 강인한 의사 수연까지 변신을 거듭했다.

27일 오후 강남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하늘은 극중 수연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밝은 표정에 시원시원한 말투로 대답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수연을 연상하기는 어려웠다.

"달라보이나요? 저 원래 밝아요.(웃음) 요즘에는 '로드 넘버 원' 방송을 자꾸 기다리게 돼요. 촬영하는 중간이었다면 좀 더 디테일하게 방송을 보겠지만 촬영을 다 끝내고 나니 좀 더 편하게 작품을 보는 것 같아요."

그는 "수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로드 넘버 원'에서 수연은 집안 머슴의 아들 장우(소지섭)와 사랑에 빠지지만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된다.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혼란의 전쟁 상황에서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고 부상병을 치료하며 전쟁터로 떠난 장우를 기다린다.

그는 "수연이란 인물이 너무 대단해서 처음에는 버겁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생뚱맞게 일어나는 일은 없어요. 전작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수연을 선택했어요. 예전에 만났다면 감히 도전하지 못했을 거에요. 많은 작품을 통해 경험이 쌓이면서 좀 더 깊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생각보다 비중이 적은데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처음부터 비중에 대해 다 알고 들어갔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알지 못한 상황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걸 따졌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못했을 거에요. 수연이란 인물이 너무 매력 있었기 때문에 비중에 관계없이 택했어요."

상대역 소지섭, 윤계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모두 작품에 대한 열의가 커서 함께 일하기 좋았다"며 "같은 목표를 두고 함께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경쟁작 KBS 2TV '제빵왕 김탁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저는 정말 제 작품만 봐요.(웃음) 집중해서 보다보면 다른 드라마를 볼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지금 '로드 넘버 원' 시청률이 낮긴 하지만 뒤로 갈수록 탄탄한 구성이 돋보일 거에요. 수연이란 캐릭터도 아직 보여드릴 게 많아요."

연기 데뷔 13년째 가장 크게 변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한결 여유로워지면서 주변을 돌아볼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배우라는 직업이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는 반대로 변하지 않은 것으로 자신을 지키는 태도를 꼽았다.

"나를 버리면서 무리하지 말자는 태도에요. 전 데뷔할 때부터 나라는 사람을 지키면서 가자라고 생각했어요. 어린 시절 만들어진 부분을 모두 다 깨버리고 버려야 된다면 그건 더 이상 제가 아니잖아요."

그는 이상형에도 별로 변화가 없다고 했다.

"저랑 비슷한 가치관을 갖고 있고 저와 감성적인 부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여행을 좋아하더라도 자연을 즐기는 저와 같은 이유로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차기작으로 영화를 검토하고 있다.

"제가 원래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라 촬영할 때는 출연 중인 작품 생각만 하는데 '로드 넘버 원'이 사전제작이라 그나마 시나리오를 볼 여유가 생겨요. 제가 매력을 느낀다면 어떤 캐릭터든 연기하고 싶어요."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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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