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출연 박준규, 서범석, 오정해, 이현경 등 │02-323-0109
“사실 처음부터 남편을 웬수라고 부르진 않았어요. 자기야, 허니, 반쪽 그랬는데 살다보니 호칭부터 바뀌더라고요. 인간아~ 웬수야~로.” 너무나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연극 <여보, 고마워>에 나오는 대사이기도 하다.
<여보, 고마워>는 6년째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전업주부 남편 준수(서범석)가 위암 선고를 받은 뒤 남겨진 슈퍼맘 아내(이현경)와 딸(주지원)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이야기다. 너무나 뻔하다고? 맞다. 뻔한 소재에 뻔한 방식으로 웃음과 눈물을 뽑아낸다. 그러나 무대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는 ‘뻔함’을 ‘친숙함’으로 전달한다. 여기에는 영화와 뮤지컬로도 제작된 <친정엄마>의 고혜정 작가의 원작 에세이의 공이 크다. 작가 특유의 수다떨듯 풀어나가는 대사가 공감대를 형성한다. 극은 준수의 생사를 관객의 몫으로 남기며 말한다. ‘있을 때 잘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