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6.25 전쟁을 소재로 한 MBC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원'에는 소지섭, 윤계상 등 두 남자 주인공 외에도 여러 부대원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각자의 역사를 갖고 전쟁에 참여해 전우애를 나누는 이들은 주인공의 주변에 있다가 비중있는 에피소드를 갖고 이야기의 중심에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14~15일 전파를 탄 7~8회 방송에는 저격수 권진철 하사가 윤삼수(최민수)의 죽음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라도 사냥꾼 출신으로 입대한 권 하사는 절친한 고향 후배인 인민군 영수(노형욱)가 포로로 잡혀 있는 것을 보고 그를 감싸주다가 소란이 이는데, 그 과정에서 도망간 영수가 결국 윤삼수를 저격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권 하사 역을 맡은 연기자는 신인 배우 이관훈(30)이다. 고향 후배와의 정(情)과 전쟁의 냉정함 사이에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권 하사는 후임병인 국군 학도병과의 우정을 다룬 에피소드를 통해 극의 중후반 다시 비중있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관훈은 사실 특전사 부대원 출신이라는 남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특전사에서 4년 반 동안 하사관으로 복무한 뒤 2004년 중사로 제대해 연기자로 데뷔한 늦깎이 신인 배우다.
이관훈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특전사 복무 경험을 전하며 "아무래도 직업군인 출신이라서 전투복을 입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고 전투 장면 촬영도 다른 배우들에 비해 편한 게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 초반 절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장면의 리얼리티를 위해 10m에 이르는 절벽을 대역 없이 직접 타기도 했다"며 "수신호를 하거나 총을 들고 움직이는 장면 등 익숙한 장면이 많아서 남들에 비해서는 전투 장면 연기에서 어려움이 적었다"고 했다.
아직 연기자로 유명세를 타지는 못했지만 이관훈은 특전사 제대 이후 다양한 부분에서 차근차근 연기자로서의 경험을 축적해가고 있다.
모델 활동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드라마 '대조영'에서 검이(정태우)의 호위무사 역으로 출연했으며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를 통해 뮤지컬 연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또 한 이동통신회사의 CF를 비롯해 몇편의 광고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특전사 출신인 만큼 태권도 3단에 수영 실력도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지만 이관훈은 군복을 벗고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남과는 다른 다이어트를 해야만 했다.
오랜 훈련으로 지나치게 우락부락해진 근육을 '민간인'의 부드러운 근육이 되도록 하기 위해 8㎏ 가량을 감량해야 했던 것. "액션 연기에 자신이 있지만 실제 하고 싶은 연기는 로맨틱 코미디 속 할리우드 배우 쥬드 로 같은 역할이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어떤 연기든 자신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미워할 수 없는 바람둥이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나를 책임져, 알피'나 '클로저' 같은 영화의 쥬드 로 같은 연기라면 특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 굵은 카리스마를 보여주다가도 부드러운 로맨틱 코미디에도 잘 어울리는 최민수 선배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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