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명문 사립 우성고. 실습 나온 미모의 여자 교생은 방정하고 차분하지만 어딘지 차가운 구석이 느껴진다.
전교 1등부터 30등까지 소수정예로 꾸려진 특별반이 여름방학 합숙에 들어간 첫날 밤. 독서실 천장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시체가 떨어지고 교내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모두 죽는다."
예고한 대로 한 명씩 차례차례 죽어나가고 아비규환에 빠진 학생들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밖으로 통하는 모든 문은 자물쇠와 쇠사슬로 굳게 잠겨 있다.
휴대전화도 압수당해 외부와 완전 차단된 아이들은 목숨을 건 처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고死2: 교생실습'(감독 유선동)은 여름방학 때 특별수업을 위해 학교 생활관에 들어간 학생들이 겪는 끔찍하고 공포스런 경험을 그렸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엄친딸 지윤(최아진), 전학 온 킹카 관우(윤시윤), 내성적인 세희(박지연), 수영선수 출신 나래(박은빈), 만년 2등 수일(지창욱), 성적 강박증을 지닌 현아(남보라), '밥맛' 커플 JK(권현상)와 용란(여민주)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특별반을 지도하는 변호사를 연기했던 김수로가 지도교사 차 선생 역을, 황정음이 교생 은수 역을 맡았다.
영화는 요즘 청소년들과 학교의 세태를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아이들은 성 경험이 없는 '범생' 친구를 바보 취급하고 아무 죄의식도 없이 성폭행을 하라고 꼬드긴다. 학교에서 노골적인 애정행각을 벌이고 스스럼없이 양주 파티도 연다.
선생님은 바로 옆에 앉은 동료가 친구가 아니라 적이라며 경쟁의식을 부추기는 가 하면 수영복을 입은 여학생의 몸매를 끈적끈적한 눈길로 감상한다.
교실에는 '그렇게 생겨서 공부까지 못 하면..'이란 급훈이 버젓이 걸려 있다.
학생들은 딱 한 번뿐인, 그러나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는 탈출기회와 친구의 목숨을 저울질한다.
공포 스릴러 치고는 친절한 영화다. 스토리가 단순하고 범인이 누구인지 비교적 일찌감치 드러낸다. 예상을 뒤엎을 만큼 큰 반전도 없다.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덜한 이유다.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지만 중학생이 보기엔 적절치 않은 대목도 더러 보인다. 7월28일 개봉.
kong@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