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입사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영화관 매니저를 거쳐 롯데시네마 홍보담당으로 일하게 된 지 벌써 3개월차. 기나긴 적응 기간이 끝나고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 안정된 느낌이다. 보도자료를 만들고, 기사를 체크하고, 시사회에 참석해 개봉 전 영화들을 보고, 기자들을 만나 인맥을 유지하면서 나름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홍보담당으로 발령나기 전, 지난해 2월부터 홍대입구관 매니저로 1년 3개월 동안 일한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영화관 매니저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하는지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 처음부터 영화관 관리자라는 크나큰 책임을 맡게 되었으니…. 그해에 나는 항상 초조했고, 힘들었고, 바빴다. 밤낮이 바뀌는 스케줄 근무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컴플레인을 제기하는 고객을 대하는 일은 영화관 생활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현장 경험이 너무나 소중했음을 요즘 들어 절실히 느끼고 있다. 본사와 현장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위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현재 상황이 어떤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현장 경험 없이 본사로 들어오게 되었더라면 영화관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을 것이며, 그러한 경험이 있기에 영화관의 협조를 구할 때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것 같다. 롯데시네마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봤을 때, 나는 1999년 첫 롯데시네마 티켓부터 현재까지의 티켓을 모아서 가져갔었다. 그때 당시 면접을 본 팀장님께서 아직까지도 그 일에 대해 자주 언급하시곤 한다. 그 당시의 열정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다면, 어느 장소에서든 어느 분야에서든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