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3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용하(33)는 전방위 연예인으로 통한다. 안방극장, 스크린, 공연 무대를 누비며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음반제작자였던 아버지를 둬 일찍이 연예계에 관심을 가진 그는 1994년 MBC '테마극장'으로 데뷔했다. 이후 '사랑이 꽃피는 교실' '스타트' 등의 청춘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1998년 드라마 '보고 또 보고'를 통해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존재를 알렸다.
그러나 조연에 머물렀던 박용하의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은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다. 그는 이 드라마로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선이 고운 마스크의 모범생 이미지로 통하며 대형 스타감으로는 점쳐지지 못했던 그는 배용준, 최지우와 연기한 '겨울연가'를 통해 멜로 연기자의 가능성을 보였다. 덕택에 2002년 드라마 '러빙 유'에서 처음 남자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S.E.S 출신 유진과 호흡을 맞췄다.
2003년 그는 1집 '기별'을 내고 가수로도 데뷔했다. 같은 해 그가 부른 드라마 '올인'의 주제가 '처음 그날처럼'도 히트했다.
그러나 2004년부터 그의 활동은 일본 시장에 집중됐다.
'겨울연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한류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그해 그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욘하짱'으로 불리며 음반을 내고 콘서트를 여는 등 주로 가수 활동에 주력하며 '원조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도쿄의 한 쇼핑몰에서 열린 일본 데뷔 무대 당시 그는 "노래 가사를 잊어버리면 어떡하나" "외운 일본어 발음이 잘 될까"라며 떨리고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에 나선 그는 쇼핑몰 로비와 4-5개 층을 가득 메운 수천명의 인파에 놀라 결국 눈물을 떨어뜨렸다. 데뷔 10년 만에 처음 느껴보는 큰 환호에 가슴이 뭉클했던 것이다.
이후 일본에서 그의 활동은 탄탄대로였다. 여러 장의 싱글과 정규 음반, DVD는 낼 때마다 오리콘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일본 대표 음악시상식인 골든디스크상에서 2005년 한국 가수 최초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이 시상식에서만 4년 연속 트로피를 거머쥐어 '남자 보아'라는 별명도 얻었다.
콘서트와 팬미팅도 매진 기록이 잇따랐다. 그는 2008년 7월 8개 도시를 돌며 팬 2만3천여 명과 만났고 같은 해 12월 여러 도시의 대규모 공연장을 도는 아레나 투어에서는 총 3만7천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활동이 일본에 쏠리면서 한국 내 활동과 격차가 벌어지자 그는 2008년 드라마 '온에어'를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6년 만의 드라마인 '온에어'에서 방송사 드라마 PD로 출연한 그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훈남' 캐릭터로 사랑받으며 2008년 SBS 연기대상에서 연기상과 10대 스타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