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경 트리오/ 유니버설뮤직 발매
국악을 좋아한 적이 있나 머릿속으로 떠올려봤다. 김세레나의 <새타령>을 소리내어 홀로 부르던 암울한 유년 시절만 떠오른다. 아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명석한 대중음악 뮤지션들이 국악과 가요의 크로스오버를 멋지게 해낸 시절도 있었다. 서태지의 <하여가>와 이상은의 <공무도하가> 같은 90년대 명곡들 말이다. ≪Matchmaker≫는 재즈 뮤지션 이노경의 네 번째 앨범이다. 전작 ≪CaTtrot≫에서 재즈와 트로트를 조합했던 그녀는 이번 앨범에서 피아노, 베이스, 장구를 트리오로 묶어서 기존의 민요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장단은 장구가(슬기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룹 ‘콜럼버스’ 동인이기도 한 타악주자 임용주가 장구를 맡고 있다), 멜로디는 재즈 피아노가 맡는 셈이다. 신곡들도 좋지만 <진도 아리랑> <강원도 아리랑>과 <오돌또기> 같은 팔도 민요들이 재즈 선율과 비껴나가는 듯 만나는 재미가 꽤 근사하다. 바람이 솔솔 불어드는 베란다에서 와인잔에 막걸리를 따라 마시며 듣고 싶다. 와인잔에 막걸리, 이거 은근히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