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의 추세라면 게임의 장르가 하이브리드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FPS와 롤플레잉이 결합하거나 롤플레잉과 시뮬레이션이 결합하는 새로운 타입의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이런 추세는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런 장르의 혼전 속에서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가는 게임은 많지 않다. 물론 시리즈를 이어가며 장르의 결합이나 변형도 한다. 어떤 게임들은 이런 시도의 와중에 스스로의 인지도를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어떤 게임들은 변함없이 인기를 누린다. 그런 게임 중 하나가 <파이널 판타지>다. 일본 태생의 롤플레잉 게임으로, 북미에 <울티마>가 있었다면 아시아에는 <파이널 판타지>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품게임. 바로 그 <파이널 판타지> 13번째 시리즈가 출시됐다.
<파이널 판타지13>의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글화가 이루어진 부분, 그래서 국내의 공식적인 명칭도 <파이널 판타지13 한글판>이다. <파이널 판타지> 제작사인 스퀘어에닉스는 한글화에 가장 인색한 게임 제작사 중 하나인데 국내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파이널 판타지13>의 한글화가 가능했다고 한다. 물론 한글판이 나오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이미 일본판을 구매해 게임을 접해본 사용자들에게 다소 맥 빠지는 소식이긴 하다. 국내의 빈약한 소프트웨어 시장을 비추어보면 한글화를 바라는 자체가 욕심이긴 하지만 제조사들의 이런 시도는 게임 유저 입장에서는 언제나 환영이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 같은 대작이 한글화를 시도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다행은 세이브 파일의 일본판과 한글판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 일본판으로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한 상태라도 한글판으로 바로 이어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소리.
게임의 퀄리티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준이다. 항상 최고의 그래픽 사양으로 하드웨어의 리소스를 대부분 소진하는 그래픽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가령 게임 동영상에서 게임으로 이어지는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파이널 판타지>만의 전투 시스템과 시리즈 고유의 박력있는 전투 시스템도 그대로다. 물론 자유도에 제약이 있다는 비판은 있지만 일본의 롤플레잉 게임을 접해본 사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 <파이널 판타지>풍의 <듀얼쇼크3>, O.S.T가 동봉된 두 종류의 한정판도 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시점에선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