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올 상반기 영화시장은 3D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영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한국 영화는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칸 영화제를 비롯한 해외영화제에서는 낭보가 이어져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영화진흥의 중심이 돼야 할 영화진흥위원회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수차례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 '아바타'의 위력..3D 영화의 돌풍 = 작년 연말에 개봉한 '아바타'의 위력은 해를 넘기면서 더해갔다. 국내는 물론 세계 영화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는 1천335만명을 모아 역대 1위였던 '괴물'(1천301만명)을 제치고 최다 관객기록을 경신한 것은 물론 1천2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1위인 해운대(810억원)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아바타'가 터놓은 물꼬는 '타이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드래곤 길들이기' 등으로 이어졌다. 이들 4편의 3D영화는 상반기 박스오피스 10위안에 들며 3D 돌풍을 매머드급 태풍으로 키웠다.
이로 인한 산업계의 지각변동도 감지됐다. CJ CGV 등 복합 상영관은 3D 상영관 확충에 나섰고, 영진위는 오는 2012년까지 208억원을 투입, 3D 영화 일괄 지원 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13년까지 컴퓨터그래픽(CG) 산업의 육성을 위해 2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 한국영화의 부진..해외 영화제선 선전 = 한국영화는 상반기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연말 개봉한 강동원 주연의 '전우치'가 선전하고 송강호ㆍ강동원 주연의 '의형제'가 546만명을 모으며 흥행을 주도했으나 이 기세를 이어갈 영화들이 부족했다.
그나마 김윤진 주연의 '하모니'가 304만명,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228만명을 모으며 한국영화의 체면을 세웠다. 1-5월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은 작년 46.5%에서 올해는 41.1%로 5.4%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흥행 면에서는 한국영화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반면 해외영화제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
제63회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진출했고, 이 가운데 '시'는 각본상을 수상했다.
또 다른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이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자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이 부문에 초청된 이후 26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전수일 감독은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제4회 제르칼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특별상을 받았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도 제4회 아시아필름어워드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이밖에 박찬옥 감독의 '파주'는 제12회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제28회 브뤼셀 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FF)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 논란의 중심에 있던 영진위 = 조희문 위원장이 이끄는 영진위는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과정과 심사외압 의혹 등으로 올 상반기 곤혹스런 상황에 봉착했다.
올 1월말에는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과 영상미디어센터 위탁운영자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투명성 논란이 불거졌다.
각각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이 1차 심사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았지만 재심사 때 유사한 계획서를 제출하고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심사에 참여한 위원 중 상당수가 조 위원장이 설립발기인으로 있던 문화미래포럼 인사였다는 점도 의혹을 부추겼다.
이 같은 의혹이 말끔히 가시기도 전인 지난달에는 조 위원장이 영진위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위원에게 특정 다큐멘터리를 선정해달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졌고, 급기야 상급기관인 문화부가 조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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