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가 개봉 중에 있다. 2000년대 초에 만들어진 동명의 게임을 소재로 제작된 영화인데 사실 게임이 영화화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역시 출시 당시 DOS시스템을 가진 컴퓨터를 소유한 사람치고 거의 이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횡스크롤의 2D 그래픽 기반 게임이었지만 각종 장애물을 넘고 적들과 싸우며 전진해나가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거의 불록버스터급의 폭발력을 가진 액션 게임이다. 특히 점프를 하거나 벽에 매달리고 다시 올라가는 모습의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은 나름대로 혁신이었다.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망각의 모래>는 <페르시아의 왕자> 1편(1989)에서 많은 세월이 지나 3D버전(2003)으로 재탄생한 뒤에도 5번째 출시된 최신 게임이다. 바로 전작에서 새롭게 시도한 카툰 랜더링의 비판을 뒤집고 정통 3D 시리즈로 다시 탄생한 게임이다. 물론 시리즈 중 최고의 게임은 출시된 시점을 기준으로 처음 등장한 <페르시아의 왕자> 1편을 들 수 있겠지만 시대의 조류에 따른 변화는 아기자기함을 버린 3D 액션 활극으로 거듭나게 했다. 바로 그 3D버전(1999년 3D버전은 진정한 3D버전이 아님)으로 거듭난 첫 번째 게임이 <페르시아와 왕자: 시간의 모래>다. <시간의 모래>는 기존에 단순히 매달리던 수준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는데 벽까지 타는 모습은 닌자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 다섯 번째 시리즈인 <망각의 모래>는 <시간의 모래>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모습이다. 기존에 시간을 조절하던 엄청난 능력이 이제는 4원소를 조절해 버리는 지경까지 왔다. 이젠 <페르시아의 왕자>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 자연의 힘을 이용한 다양한 전투력을 선보이는 모습은 왕자가 아닌 전투형 정령사 수준이다. 물론 그런 것에 구애받을 필요없이 그저 게임은 즐기면 그만, 최신 게임답게 그래픽은 두려운 수준이다. 하드웨어의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그래픽에 화려한 시각효과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벽타기 등의 각종 액션에 <페르시아의 왕자> 시리즈만이 가진 퍼즐도 여전히 있다. 다수의 적을 한방에 처리하는 호쾌함까지(<삼국무쌍>이 아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나서, 혹은 보기 전에 게임을 하면 그 감동은 두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