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방송사 외주 제작 드라마의 잇단 출연료 미지급 사태와 관련, 외주 제작 드라마 촬영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예조의 이번 선언은 표면적으로는 외주 제작사를 상대로 한 것이지만 사실상 이들을 선정.관리하는 KBS, MBC, SBS 등 방송사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한예조는 21일 "출연료 미지급 사태, 더는 못 참겠다"며 "만성적인 출연료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외주제작 드라마의 촬영을 전면 거부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월드컵이 끝나는 다음 달 중순께 KBS, MBC, SBS 등 방송 3사와 문화체육관광부, 노동부,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등에 출연료 미지급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보낼 예정이다.
이후 일정 기간 내 답변이 오지 않으면 곧바로 외주 제작 드라마 촬영을 전면 거부할 계획이다.
한예조 문제갑 정책위원회 의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더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조합원들의 뜻을 모았다"며 "방송사와 책임있는 관계 기관들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조는 촬영 거부를 통해 미지급 출연료의 지급을 이끌어 내고 외주 제작사를 선정ㆍ관리하는 방송사를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의장은 "외주 제작사를 선정하고 지휘하는 방송사들이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때까지는 촬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주 제작사들의 과당 경쟁 속에서 유일하게 이익을 취하는 방송사가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책임도 지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예조는 대부분의 외주 제작사들이 출연료를 미지급하거나 지연 지급하고 있다며, 제작사에 따라 선별적으로 촬영을 거부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재의 외주 제작 시스템하에서는 우량 제작사도 앞으로 출연료를 미지급할 가능성이 커 전체 외주 제작사를 상대로 촬영 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월31일 현재 한예조가 집계한 방송 3사가 외주한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액수는 MBC 23억3천394만 6천477원, KBS 8억2천183만349원, SBS 6억1천742만51원 등 총 37억7천319만 6천877원에 달한다.
문 의장은 "이미 4월에 파업으로 어수선한 MBC를 제외하고 KBS와 SBS 사장을 만나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까지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을 봐서는 방송사들이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월드컵 직후 방송사에 호소문을 보내겠지만 답변까지는 많은 시간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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