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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신보다 액션신이 두근거리네
강병진 2010-06-22

<바닐라 스카이> 이후 10년,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가 다시 만났다

<나잇 & 데이>는 NG가 궁금한 영화다. 정확히 말하면, NG가 났을 때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가 보일 리액션이 궁금하다. 톰 크루즈는 자기 기분에 취하면 소파를 트램펄린 삼아 폴짝폴짝 뛰는 남자고, 카메론 디아즈는 스포츠 카를 사랑하는 속도광이다. 말 그대로의 ‘흥분’을 사랑하는 두 배우라면 촬영 도중 소떼에 치이고 차에 들이받을지라도 자신이 흘린 피와 땀에 다시 흥분하지 않았을까?

극중에서 오토바이를 탄 로이와 준이 소떼에 쫓기는 장면을 찍을 때, 두 배우의 본심은 다음과 같다. “오토바이 위에서 뒤에 탄 여자를 앞으로 돌리는 스턴트를 해보고 싶었어요. 벽에 부딪칠지라도 소들과 함께 달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톰 크루즈) “촬영장에 있는 모든 스탭들이 걱정하더라고요.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긴장을 풀라고 했어요. 그런 장면을 찍을 때는 겁을 먹으면 안돼요. 사실 나는 내가 로이를 연기하면 어땠을까 싶었어요.”(카메론 디아즈) 짐작건대 이미 <미녀 삼총사>를 경험한 카메론 디아즈와 거의 대부분의 스턴트를 직접 연기해온 톰 크루즈는 키스신보다 액션신을 찍을 때, 더 많이 들떠 있었을 것이다.

안전 제일주의의 할리우드에서 안전 따위를 귀찮게 여기는 두 배우가 이제야 액션영화의 콤비로 등장했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할리우드가 두 배우의 만남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톰 크루즈는 혼자서도 영화 한편이 달려야 할 거리를 완주한 배우다. 그런가 하면 카메론 디아즈의 필모그래피는 <미녀 삼총사: 맥시멈 스피드> 이후 로맨틱코미디와 드라마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들에게 <나잇 & 데이>는 지난 몇년간 잊고 있었던 자신의 매력을 찾아낸 선택일 것이다. 카메론 디아즈는 <미녀 삼총사>의 나탈리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메리로 살았던 시절의 얼굴을 찾았다. 안젤리나 졸리 이전에 <솔트>를 제안받은 톰 크루즈는 이단 헌트와 다를 게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뒤, “코미디 요소가 강한” <나잇 & 데이>를 선택해 <제리 맥과이어> 시절의 눈빛을 드러내고 있다. 두 배우의 만남은 ‘<바닐라 스카이> 이후 10년 만의 만남’이라고 수식되고 있다. 카메론 디아즈는 “그때 톰의 얼굴에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봤나? 이번에는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고, 톰 크루즈는 “이제는 그녀가 나에게 애정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되받아친다. 하지만 그들의 10년 전 만남이 어떤 모습이었건 중요하지 않다. <나잇 & 데이>는 그들이 손을 맞잡은 채 총을 겨누고,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히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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