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영화 '필립 모리스'는 할리우드의 주연급 배우 짐 캐리와 이완 맥그리거의 동성애 연기만으로도 시선을 끌 만한 영화다. 1980-1990년대 미국을 들썩이게 했던 사기꾼 스티븐 러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어린 시절 입양된 스티븐 러셀(짐 캐리)은 아내와 딸이 있는 착실한 경찰로 성장하지만 게이라는 사실을 꼭꼭 숨긴 채 살아간다.
결국 러셀은 커밍아웃을 하고 남자 친구와 공개적으로 연애하지만 파트너에게 선물을 사주고 놀러다니느라 돈을 물쓰듯 쓰면서 파산 직전에 몰린다.
그는 IQ가 169에 이르는 천재적인 두뇌를 이용, 사기행각을 벌이다 결국 철창신세를 진다. 교도소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러셀은 우연히 절도죄로 복역 중인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짐 캐리와 맥그리거의 연기가 우선 눈에 들어온다. 캐리는 경찰부터 점잖은 변호사, 그룹 CFO(재무책임자), 의사, 심지어 매춘부까지 특유의 코믹한 표정을 살려 실감 나게 연기했다.
에이즈에 걸린 환자로 분할 때는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토마토 주스와 물만 마시고 체중감량을 한 덕택이라고 한다.
'스타워즈 시리즈' '블랙호크다운' 등에서 주로 남성미 물씬 풍기는 역할을 맡아온 맥그리거의 게이 변신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금발에다가 예쁘장한 외모도 어울리지만 손동작이나 표정 하나하나에 동성애자의 느낌을 실어서 연기했다.
영화는 97분간 러셀의 사기행각에 초점을 맞춘다. 초중반까지는 신나게 웃으며 볼만하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면서 영화 후반부는 다소 맥이 풀린다.
캐리와 맥그리거의 진한 키스장면은 화제가 될 법도 하다. 적재적소에서 나오는 올드팝은 영화에 양념을 더한다.
존 레쿼와 글렌 피카라가 공동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두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7월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buff27@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