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만 보고도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김성진의 그림을 보면 가능하다. 새빨갛게 분장한 피에로의 붉은 입술, 머뭇거리는 입술, 바람을 불어내는 입술. 화폭의 주인공이 된 입술은 얼굴만큼이나 풍부한 표정을 담고 있다. ‘입술’이란 오브제에 매료돼 이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김성진은 개인전 < Masquerade >에서 특히 책, 촛불, 물 등이 입술과 함께 어울려 만들어내는 새로운 분위기에 주목한다. 전시의 부제에 걸맞게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림은 역시 광대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유화들이다. 유희를 마친 뒤 지친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벌리고 있는 광대의 모습에서 피곤함이 묻어나온다. 이번 전시에는 김성진의 신작 20여점이 소개된다.
6월20일까지 갤러리현대 강남 02-519-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