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특히 휴대용 기기 구입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기의 수명. 휴대용 기기는 사용자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빠른 기술 개발과 발전 속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가 대표적인데, 신제품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고 뿌듯해하는 것도 잠깐. 하룻밤 자고 나면 몇 백만 화소가 늘어난 제품이 출시되는 환장할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비교적 오래 사용할 수 있나? 가장 표준이 되는 제품을 사서 사용하다가 그때에 맞추어 발빠르게 교환할 것인가, 아니면 최신 기술이 도입된 최신예 제품을 구입해 다음 기술이 나올 때까지 최대한 버틸 것인가. 다행히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캐논의 익서스 300HS는 이런 걱정을 그나마 덜해도 된다. 익서스 300HS는 현재 사용자가 요구하는 표준적인 기능과 경쟁제품에 비해 좀더 완벽한 하드웨어적인 튜닝, 그리고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익서스 300HS의 출시는 캐논으로서 다소 비장한 면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굉장히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캐논과 니콘으로 대표되던 양대 구조는 휴대용 디지털카메라 분야에서 깨진 지 오래이고, 이제는 서드파티에 속했던 브랜드들이 메인스트림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경쟁 제조사의 입장에서 두고 볼 수만 있는 상황은 아닐 터. 익서스의 새로운 제품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바로 그 제품이 익서스 시리즈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익서스 시리즈는 캐논의 대표적인 디지털카메라 시리즈(디지털 분야에서는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로 오랜 역사는 캐논 카메라의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여준다. 간편하고 휴대가 편한 익서스의 모토는 그대로이다. 기존 제품의 계보를 이어가는 콤팩트한 사이즈에 약간 길쭉한 외형은 언제부턴가 자리잡은 익서스의 느낌 그대로다. 미래 기기를 보는 듯한 외형은 깔끔한 마감 처리로 고급스럽다.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듯 보인다.
익서스 300HS가 주목받는 것은 익서스 최초로 HS시스템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HS시스템은 고감도 센서(이면조사형 CMOS)와 DIGIC 이미징 프로세서의 조합으로, 간단히 말해 조도 차이가 큰 환경에서도 흔들림이나 지나친 하이라이트 없이 안정적인 화상을 보장한다. 가령 어두운 곳에서 촬영시 흔들림이나 플래시 작동으로 인물만 강조된다거나 배경이 어둡게 나오는 것 없이 안정적인 화상을 제공하는 것. 물론 슬로 싱크를 응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피사체와 배경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보유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목마름을 해소한 기능이다. 이런 HS시스템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밝은 렌즈에 있다. F2.0에 무려 3.8배의 광학 줌이 지원된다는 것은 말로는 간단하지만 결코 간단한 구성으로 탄생할 수 없는 강력한 렌즈 성능이다. 보통 DSLR의 F2.8 이하의 조리개를 가진 렌즈 가격은 구경에 따라 엄청난 가격대를 형성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300HS는 양면 비구면 UA렌즈가 포함된 6군 7매의 렌즈를 가지고 있다. 이런 렌즈 구성에도 불구하고 슬림한 외형도 외형이지만 ‘역시 캐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연사 기능. 무려 초당 8.4매의 연사 성능을 가지고 있는 300HS, 캐논의 최신 DSLR이라 할 수 있는 7D의 연사 속도가 8매인 것을 보면 300HS의 연사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 연사 속도가 2.5메가픽셀에만 해당된다고 해도 말이다. 720P의 HD급 동영상 촬영은 기본. 수동 기능도 충실한 제품이다. 오랜만에 캐논의 명성에 어울리는 하드웨어적으로 튼실한 제품이 등장한 것 같다. 색상은 블랙, 실버, 화이트, 레드 4가지며, 가격은 40만원 중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