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연극계의 신화, 피터 브룩의 작품이 국내 초연된다. 그것도 따끈따끈한 2009년 신작이다. <11 그리고 12>란 알쏭달쏭한 제목은 1930년대 아프리카 수피교의 종파 분쟁의 단초가 된, 기도문을 11번 외울지 12번 외울지를 두고 따왔다. 브룩은 이 사소한 논쟁에서 시작된 비극을 고발하고 평화와 화해를 말한다. ‘단순미’로 정의되는 그의 무대미학은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다. 브룩은 이 연극에서 헐벗은 나무둥치와 의자, 모래 몇줌만 무대에 올리고 다른 장치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연극에서 내용의 큰 단락을 세는 단위인 막(幕)도 사용하지 않는다. 해설자가 등장, 실화를 설명하는 것을 큰 얼개로 해 배우들은 해설자가 전하는 에피소드 속 다양한 인물을 연기한다. 피터 브룩을 영화로 만나는 자리도 있다. 6월15일 하이퍼텍 나다에서 씨네프랑스 행사의 일환으로 그의 연출작 <모데라토 칸타빌레>가 상영된다.
6월17일(목)~20일(일) LG아트센터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