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올해 빅 히트작이 없는 한국영화가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6월 월드컵 기간이라는 악재를 딛고서 한국영화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한 달간 국내 3대 영화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의 야심작이 나란히 개봉하기 때문이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200만을 돌파한 한국영화 개봉작은 '의형제'(546만명), '하모니'(304만명), '하녀'(220만명)의 3편뿐이다.
'7급공무원'(390만명), '쌍화점'(377만명), '워낭소리'(295만명), '마더'(294만명) 등 300만명을 돌파하거나 이에 육박한 영화가 4편이 포진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초라한 흥행성적이다.
이런 한국영화의 부진을 털 선봉작은 CJ엔터테인먼트의 '방자전'이다. '음란서생' 김대우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고전 '춘향전'을 비틀었다. 영화의 힘은 감칠맛 나는 대사와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고급스러운 화면이다.
지난 2일 개봉한 이 영화는 당일 17만명을 끌어모으며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거뒀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총제작비는 약 60억원.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 개봉 전 약 200-250만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각종 시사회나 개봉 첫날 관객의 반응이 뜨거워 300만 이상은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포화속으로'는 113억원의 총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1950년 8월 전쟁의 승패가 걸린 '낙동강 지지선'을 사이에 둔 남과 북의 처절한 전투 과정에서 교복을 입은 채 참전한 학도병 71명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권상우ㆍ차승원ㆍ김승우 등 정상급 연기자가 출연하고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의 T.O.P가 영화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 '사요나라 이츠카'로 고급스런 화면을 선보인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의 강점은 실감 나는 전투장면과 화려한 출연진에 있다. 국내 3대 배급사 중 유일하게 1천만 영화가 없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 영화를 통해 숙원인 1천만 관객 돌파를 내심 기대한다. 영화는 16일 개봉할 예정이다.
쇼박스의 '맨발의 꿈'(24일 개봉)도 양강의 틈바구니에서 이변을 노린다. 총제작비가 45억원인 이 영화는 '방자전'이나 '포화 속으로'에 비해 실탄 규모는 떨어지지만 월드컵 훈풍을 타고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를 내심 기대한다.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든 '맨발의 꿈'은 사업에 실패한 축구선수 출신 한국인이 동티모르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04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축구대회에서 깜짝 우승한 '동티모르의 히딩크'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실화에서 오는 힘이 클 뿐만 아니라 역동적인 축구 장면을 스크린에 담았다. 각종 시사에서 높은 평점을 받을 뿐 아니라 VIP시사회에서 근래에는 보기 드물게 기립박수까지 나와 쇼박스 측은 고무된 상황이다.
국내 3대 배급사의 야심작이 개봉하는 6월.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방자전', '포화속으로', '맨발의 꿈'이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 시장의 동력을 올리려 한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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