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은조와 기훈의 키스신이 나올 때 TV를 꺼버렸어요. 정우 때문에 그런지 질투가 나더라고요. 정우에겐 왜 스킨십을 허락하지 않는지.."
인기그룹 2PM의 택연(22)은 KBS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극중 은조(문근영)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주는 정우로 지난 3개월을 살았다.
그는 첫 드라마를 끝내는 소감에 대해 "시원섭섭하다"며 "그렇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남성적인 매력으로 '짐승돌'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그가 이번 드라마에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해병대 출신 정우 역할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처음 제의가 왔을 때 주변에서 하라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어요. 가수들이 연기를 시도하다 욕을 많이 먹는 걸 보고 걱정이 많았어요. 잘 못하면 저뿐 아니라 2PM의 이미지도 많이 실추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고 2PM 멤버들도 반대를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소속사 대표님이나 진영이형(박진영), 어머니, 안무팀장님은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작품이 공개되자 신인치고는 무리 없는 연기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욕을 안 먹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해요. 처음이라 시청자들이 많은 것을 기대하진 않았던 것 같지만 열심히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있어서 뿌듯해요."
극중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정우와는 얼마나 닮았을까.
"저도 사랑을 할 때 지고지순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정우는 너무 물러터진 것 같아요. 10년 동안 좋아했는데 고백도 제대로 못 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저라면 좀 더 은조에게 강하게 대시했을 거에요."
2PM 멤버들은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그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다들 저 때문에 '신데렐라 언니' 애청자가 됐어요. 다들 연기에 관심이 많아서 열심히 평가해줘요. 찬성이는 함께 대본연습도 해주고 부산 출신인 우영과 준수한테 사투리도 많이 배웠어요. 나중에는 지겨워하면서 안 도와주더라고요. 하하"
그는 가수로 무대에 서는 것과 연기는 많이 달랐다고 했다.
"무대 위에서는 절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연기할 때는 실제 감정을 70~80%로 줄여야 하더라고요. 제 그대로 감정을 보여주면 감독님이 '오버한다'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가수가 표출이라면 연기는 절제인 것 같아요."
상대역인 문근영에 대해서는 연기에 대해 돌아보게 해주는 선배라고 답했다.
"워낙 대선배이고 조언을 많이 해줘서 따르게 돼요. 처음 회식자리에서 만났을 때 나이를 물어보더니 말을 놓겠다고 말하더라고요. 털털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어요. 함께 하는 장면이 있으면 '어떤 느낌으로 하냐'며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왜'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질문을 자꾸 하세요. 너무 매력 있고 여자친구로도 좋을 것 같아요. 근데 근영이 누나가 준수를 가장 좋아해서 가슴이 아팠어요."
첫 걸음마 같은 작품을 마친 그는 이제 2PM으로 돌아가 미국에서 2주간 원더걸스 콘서트의 게스트로 무대에 선다. 다음달 31일과 8월 1일에는 서울에서 첫 단독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그러나 택연은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이번에 연기를 하며 매력과 재미를 느꼈어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번에 정우가 부드러운 느낌이었다면 다음번에는 남성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사극에서 왕이나 장군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요."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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