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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계속될 택시 시리즈 만들겠다"
2010-05-28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일본에서 몇 년 체류하기도 하고 일본과 일도 많이 했지만 일본은 우리와 같으면서도 다른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요. 같은 얘기를 해도 표현 방법이 다르죠. 한국과 일본의 다른 문화를 섞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김태식 감독의 영화 '도쿄택시'는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일본 록밴드 보컬리스트가 서울에서 열리는 록페스티벌에서 공연하려고 택시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는 황당한 이야기다. 택시 기사와 승객인 두 남자는 낯선 땅에서 우여곡절을 함께 겪는다.

김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원래 이 영화가 60분 안팎의 TV 물로 기획됐다가 최근 극장 개봉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뮤직온TV가 개국 10주년을 기념해 영화감독이 만드는 3편의 미니드라마를 기획했고, 그 가운데 하나였던 '도쿄택시'가 짧은 TV 물로 일본에 방송됐다는 것. 하지만 김 감독은 아쉬운 마음에 재편집해 10분을 더 늘려 75분짜리 극장용 영화를 탄생시켰다.

영화의 아이디어는 10여 년 전 일본에 있을 때 직접 차를 몰아 도쿄에서 서울까지 갔던 김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나왔다. "문득 차를 가지고 서울까지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도 하나 사서." (웃음)

택시를 타고 먼 길을 가는 두 남자의 이야기는, 김 감독의 데뷔작으로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은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2007)를 연상시킨다. 택시를 소재로 2편의 영화를 연달아 찍은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택시 사업을 하셨다. 차를 가까이하면서 자라 차에 대한 욕심과 흥미가 많다"면서 "택시는 안 타본 사람이 없을 거고 이야기가 많다. '아내와 애인을 만나다'를 하면서 조사를 많이 했는데 스토리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발상과 기획은 좋았는데 더 대중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스케치 같은 영화였는데 더 세밀한 인간적인 얘기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모범적인 한일합작 영화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부족한 예산은 김 감독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영화에 들어간 예산은 1억여 원에 불과하고 영화를 찍는 데는 1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1998)에 참여하면서 영화 현장에 들어왔다. 박 감독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고 지금은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일본 등지에서 한국에 영화나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올 때 도움을 주는 회사를 10여 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를 만들 때부터는 영화 제작도 직접 하고 있다.

택시에 얽힌 이야깃거리가 끝이 없다는 그는 26년간 48편을 제작한 일본 영화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같이 20~30년 계속 되는 택시 시리즈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1년에 1편씩 계속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할 거에요. 한 주인공이 계속 할지, 한국택시가 다른 나라로 가는 이야기일지, 아니면 다른 나라 택시가 그 나라에서 겪는 일을 다룰지는 생각해봐야 하고요."

우선 그는 차기작의 제목을 '웰컴 택시'로 정했다. 부산의 택시가 일본 오사카에 가는 이야기로, 재일교포 노인이 등장하며 일본과 공동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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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