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을 한참 사용하다 보면 느껴지는 것이 있다. 무겁다, 혹은 휴대가 불편하다. 차라리 이런 DSLR의 단점을 느끼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이런 것을 느끼기도 전에 아주 자연스럽게 장식장, 혹은 방 한쪽 구석에 자리하게 되는 것도 부지기수이다. 카메라는 프로페셔널이 아닌 이상 가볍게 들고 다니며 풍경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찍는 것이 맞다. 프로페셔널의 근처에 가지도 못하는 실력인 주제에 DSLR이 다 무슨 소용이냐라는 자책까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진을 못 찍는다고 DSLR을 가지지 못하는 법은 없다. 프로가 아니라고 사진의 세계에 심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거워서, 혹은 부담스러워서 실제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렇다면 DSLR의 성능과 품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크기가 작아서 휴대가 간편한 카메라가 있을까? 물론 하이브리드라는 변종 DSLR이 있지만 이들은 어쩐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꼭 DSLR이 아니어도 그 정도의 품격과 성능을 받쳐주는 카메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라이카 M8이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라이카는 넘을 수 없는 금전적인 부분이 존재하니 예외로 하자. 그렇다면 결국 시그마 DP 시리즈나 파나소닉 LX 시리즈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들 제품은 카메라 시장에 큰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분위기로 인해 비교적 튼튼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곳에 하나의 제품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삼성의 EX-1. 삼성이 VLUU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바로 그 정점에 있는 제품이 NX-10이라면 그것을 뒷받침해줄 제품이 EX-1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EX-1은 기존 DSLR이나 휴대용 디지털카메라와 다른 프로형 서브카메라다. 1000만 화소에 광학 3배줌, 356g의 무게, 스펙만 보면 그저 그런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에 추가된 것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EX-1의 기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물건이라는 평가를 절로 하게 된다. 1/1.7의 비교적 커다란 고감도 센서에 넓어진 다이내믹 레인지, 조리개 F1.8에 24mm의 광각렌즈, 물론 삼성 카메라 특유의 슈나이더 렌즈를 장착하고 있다. 3인치의 AMOLED는 이제 삼성의 제품에 장착되지 않으면 아쉬운 디스플레이 장치. 무엇보다 기존 삼성 카메라의 약간 평이한 디자인에서 볼 수 없었던 클래식한 디자인은 발군이다. 상단의 아날로그적인 다이얼의 느낌과 편의성까지 더한 것은 삼성답다. 전용 액세서리, 와이드 컨버전 렌즈와 광학 뷰파인더를 장착하면 클래식한 모습이 배가된다. 무엇보다 더욱 진해진 색감과 휴대용 디지털카메라에서 느낄 수 없는 프리미엄의 가치는 분명 DSLR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