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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채널 돌아가는 소리 안 들리게 할 테야
이주현 사진 최성열 2010-05-26

<뮤직뱅크> <상상플러스> 등 제작한 류정희 방송작가

“소개팅 자리에 나갔을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뭔지 아세요? ‘어떤 여자 연예인이 제일 예뻐요? 유재석은 실제로 어때요?’ 이거예요.” 일하며 수시로 만나는 이들이 연예인이다 보니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연예가 소식을 묻기에 바쁘다. 류정희씨는 햇수로 9년차인 예능 방송작가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류정희씨는 ‘프로페셔널’ 기사가 실린 지난 잡지를 보고 있었다. 기자의 예상 질문을 미리 뽑아 답변을 준비한 것은 물론이다. 누가 방송작가 아니랄까봐 사전 준비가 철저했다. 류정희씨는 대학 졸업 즈음 방송국 아카데미에서 방송작가 수업을 들었다. 이후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 <해피투게더 프렌즈> <뮤직뱅크> <상상플러스> 등 예능 방송에서 작가로 일했다. 현재는 Mnet에서 6월7일 생방송되는 <더 뮤지컬 어워즈>를 준비 중이다. 전날 새벽 3시까지 회의를 했다는 그녀를 Mnet 사무실이 있는 상암동에서 만났다.

-왜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나. =TV를 너무 사랑했다. 어렸을 때 엄마가 TV광고 보면서 한글 뗐다고 하더라. 시내에 놀러 나갔다가도 <일요일 일요일 밤에>나 <한밤의 TV연예> 같은 프로그램 보려고 시간 맞춰 집에 들어오곤 했다. 또 가수 김현철을 정말 좋아했다. 방송쪽에서 일하다보면 김현철씨랑 결혼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웃음)

-방송작가는 따로 시험보고 뽑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방송작가가 될 수 있나. =각 방송사 아카데미나 작가협회 교육원에 많이 다닌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막내작가를 구해야 할 경우 그쪽으로 의뢰가 들어간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어떤 성향의 막내작가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면 교육생 중에 성향이 맞는 사람을 추려 제작진에 면접을 보게 한다. 그런 경로로 방송작가가 되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인맥을 통해 방송작가 일을 접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예능프로그램만 해왔다. 예능, 교양, 드라마, 라디오 등 자기 성향에 맞게 처음부터 준비하는 건가. =우리 때는 (아카데미에) 구성작가반이라고 해서 교양, 예능, 라디오 과정을 다같이 한반에서 교육했다. 요즘은 방송작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 반이 나누어져 있다고 하더라. 예능작가반, 교양작가반, 이렇게.

-방송작가는 대본만 쓰는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어떤 일들을 하나. =예능쪽은 프로그램 기획, 구성, 섭외 등 방송제작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작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고 보면 맞을 거다. 예전에 <해피투게더 프렌즈>에서 스타의 친구를 찾아주는 프로그램할 때는 정말 흥신소 직원처럼 일했다. 40명, 50명 되는 스타의 친구를 한명 한명 다 찾았다. 제주에서 파주까지 안 다녀본 곳이 없다. 전화번호부책 보면서 무작정 전화 돌리기도 했고, 그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일하며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 =시청률이 좋을 때. 방송 다음날 아침이면 분 단위로 시청률이 나온다. 매주 성적표를 받으면서 사는 직업이다. 시청률이 잘 나오고 피드백이 좋으면 프로그램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 가끔은 인센티브도 나오고.

-방송작가에게 필요한 능력을 꼽는다면. =어디서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적응력, 아이디어, 체력이 중요하다. 요즘 트렌드가 뭔지,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밤새우는 일도 많다.

-방송작가가 되려는 이들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면 좋을까. =안정된 직장인이 아니기 때문에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개편철마다 분위기가 술렁술렁댄다. 우리는 그것을 개편 칼바람이라고 하는데,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이 일을 사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가짐과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또 TV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 유리한 점이 많다. 얕게라도 이 분야, 저 분야 넓게 아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개인적인 꿈은 무엇인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작가가 되는 것, 채널 돌리다가 그냥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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