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 소개부터. 더 버드 앤 더 비는 이나라 조지(버드)와 그렉 커스틴(비)으로 구성된 LA 출신의 신스팝 듀오다. 몇몇 팝가수 앨범의 크레딧을 꼼꼼하게 살펴본 경험이 있다면 그렉 커스틴이라는 이름이 익숙할지 모른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프로듀서로 브리트니, 카일리 미노그와 작업한 경력이 있다. 릴리 앨런의 최근 앨범을 통째로 해치우기도 했다.
프로듀서는 주문제작에 길들여진 피고용인이지만 한편으론 온전한 자기 음악을 꿈꾸는 영혼이자 실현이 가능한 뮤지션이다. 프로듀서가 다 그렇진 않지만 커스틴은 꿈꾸고 행했는데 파고든 분야는 미디였다. 이는 연주의 힘으로 음악을 평가한다면 가볍고 조잡하다 여길지 몰라도 실제 다뤄봤다면 엄청난 시간과 결벽과 숙련을 요한다 인정하는 영역이다.
이들의 노래는 사실 캔디팝인데 여타 요정 취향의 싱어송라이터에게 엄격한 교본의 역할을 한다. 장비와 조작의 사운드가 단내만 풀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울림이 크지 않은 소녀적인 발성이 그러나 미묘하고 미세한 감정을 좀더 예리하게 살릴 수 있음을 그들은 지난 두장의 앨범으로 말해왔고 이어 리메이크로 은은하게 설파한다. 최신작은 80년대 블루 아이드 솔 그룹 홀 앤 오츠의 원곡으로 구성한 앨범인데 재해석에 요구되는 두 가지 미션, 멜로디 보존과 이색적 편곡을 제대로 완수했다. 놀랍게도 캔디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