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선 ★★★☆ 우리는 좋은 커버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원곡의 스타일을 존중해주면서 거기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것. 하지만 이는 정직하게 살라는 대통령 어머니의 유언만큼이나 당연하지만 지키기는 어려운 일이다. 플라시보는 그런 어려움을 헤치고 몇몇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럴 땐 원곡을 한번 더 찾아듣게 해주는 미덕(?)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체계적인 리메이크 기획이 아니라 비사이드 총망라한 편집반인데도 매사 심각한 게 그들의 운명이라 말하는 앨범. 보니 엠의 <Daddy Cool>을 다룰 때만큼은 최소한의 유머감각을 갖고 사는 인간적인 조직인 것 같지만 몹시 예외. 그 밖의 초이스는 너무 진지하거나 늘어지거나의 반복. 뭘 택하든 날카롭게 노래하고 연주에 몰입하는 과도한 정열. 휴식마저도 치열하고 엄숙한 양반들.
김도훈 ★★☆ 커버앨범이다. 그런데 이 리스트를 보라. 픽시스, 스미스, 로버트 팔머, 티렉스, 시네드 오코너, 디페시 모드. 제일 재미있는 건 보니 엠과 세르주 갱스부르. 장점은 이 모든 곡이 플라시보가 직접 만든 노래처럼 들린다는 거다. 문제는 이 모든 곡이 플라시보가 직접 작곡한 노래처럼 들린다는 거다. 팬이라면 감흥은 두배, 팬이 아니라면 감흥은 절반이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커버곡을 신곡처럼 들리게 하는 기적. 브라이언 몰코의 성긴 목소리가 무엇보다 반가운 앨범. 그런데 편차가 있다. 요컨대 픽시스의 <Where Is My Mind>와 세르주 갱스부르의 <The Ballad Of Melody Nelson> 사이의 거리. 물론 이들의 거친 질감과 사소한 음악적 변화를 감상하는 데 문제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