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프랑스>=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13일 밤(현지시간) 현지 언론 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하녀'는 1960년 김기영 감독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지만 기본적인 줄거리부터 등장인물까지 거의 전 부분을 해체한 작품. 오늘날 천민자본주의가 스며든 대한민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 영화다.
'밀양'으로 2007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과 프랑스에서 인지도가 상당한 임상수 감독에 대한 믿음, 그리고 경쟁부문 진출작이라는 프리미엄 덕택인지 오후 10시에 시작한 시사회는 빈자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언론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은이(전도연)가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가서 생활하는 영화 초반, 이 영화가 상영된 바쟁관은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과 영화 관계자들의 낄낄거리는 웃음으로 채워졌다.
훈(이정재)이 와인을 마시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조금씩 웃음을 짓더니 은이와 훈(이정재)의 밀애 장면을 눈치 챈 병식(윤여정)이 심술 맞은 표정을 짓자 관객들은 큰 웃음을 터뜨렸다.
멜로드라마와 코믹이 뒤범벅된 초반과는 달리 영화가 사회드라마로 주제를 갈아타자 영화관에는 웃음의 열기가 소멸한 듯했다. 배우들이 치고받는 과격한 대사와 클라이맥스로 향해 가는 이야기는 영화관에 정적을 안겼다. 가끔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만 이러한 정적을 깰 뿐이었다.
룩셈부르크 일간 '룩셈부르크 워르트'의 영화담당 장 루이 쉐펀 기자는 "매우 스타일리시하고 화면구도가 뛰어난 영화"라고 호평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50대의 미국 기자는 "리메이크작인지 모르고 봤는데 보고 나서 동료에게 이야기를 듣고 리메이크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전도연의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시사회가 끝나고 크지는 않지만 영화관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언론 시사는 일반 공식상영과는 달리 박수가 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녀'는 14일 밤 10시 30분에 뤼미에르극장에서 공식상영된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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