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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신세대 팔팔통신] 이 야릇한 현장분위기
2010-05-10

2010국제SF영화제 홍보팀장 오류미

국립과천과학관 내의 공룡동산

지난 4월부터 ‘2010국제SF영화제’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다. 이 영화제를 주최하는 곳은 국립과천과학관으로, 영화제 사무국도 그곳에 함께 있다. 출근한 지 3일째 되던 날, 과학관에서 일하는 박사님들과 영화제 사무국원들이 단합 술자리를 가졌다. 박사님들의 전공분야는 과학사, 자연사, 우주공학 등 내가 그동안 만나왔던 영화계 인물들의 전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4m가 넘는 공룡이 한때나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지금보다 약했던 지구의 중력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라는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기나긴 술자리를 이어가는 박사님들이 마냥 신기했다. 그리고 영화제 부대행사로 기획 중인 ‘UFO와 외계인 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데.

나: UFO를 학문으로 연구한다는 게 진짜 가능한 일인가요? 박사1: 그게 무슨 뜻이지요? 나: 아니, UFO나 외계인은 멀더 요원과 스컬리 요원이 쫓고 있는 줄 알았지요. (웃음) 순간 흐르는 정적. 정말 웃자고 한 소리였다. 내 관심 밖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있는 그들이 야속해 찔러본 것일 뿐. 박사1: 하룻동안 전세계에서 발견되는 UFO에 대한 사진이 100장이라고 칩시다. 그중 99장은 조작된 사진들로 판명되지만, 한장은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사진으로 남습니다. 그 나머지 사진 한장 속의 실체를 밝히고자 하는 것이 우리가 연구하는 학문이 되겠네요. 아. 네…. 순간 머쓱해졌다. 자연사나 로봇, 로켓 발사 등을 연구하는 박사님들과 무슨 영화제를 치를 수 있을까 의심했던 마음이 머쓱해졌다. 나는 지금 ‘한장의 실체’를 연구하는 과학박사 오타쿠들과 함께 SF영화제를 준비하는 야릇한 현장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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