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콤포넌트, 혹은 미니 콤포넌트라고 불리던 가정용 오디오 기기의 유행은 갔다. 한때 혼수품목에 꼭 들어가곤 했던 대표적인 가전 중 하나가 한물간 것은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기기의 발전 때문이다. 음악을 듣기 위해 카세트 테이프에 의존했던 것은 이미 지난 시절의 이야기, 급기야 CD라는 매체 역시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MP3와 같은 디지털 소스는 이렇게 세상을 바꾸어버렸다.
PC는 물론 MP3플레이어, 최근에는 PMP나 휴대폰으로도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아이팟, 아이폰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가정에서 손쉽게 음악을 듣기 위한 소비자의 욕구는 변함이 없다. 다만 자신이 사용하던 기기에 있는 음악을 가정에서도 연장하고 싶은 욕구로 변이된 것뿐이다. 그래서 아이팟 도킹 시스템이 등장한 것이다. 이미 내로라하는 오디오 전문 회사는 물론 아이팟 액세서리를 만드는 제조사에서도 앞다투어 아이팟 도킹 시스템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팟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단순하지 않다. 뭔가 다른, 남들과 다른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는 항상 진행형이다. Edifier iF-500은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제품이다. 세계적인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을 수상한 제품이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퀄리티는 그네들의 욕구를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는다. 뿐만 아니라 터치식 인터페이스는 아이팟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아주 익숙한 인터페이스. 볼륨에서부터 각종 모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가볍게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첫인상은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커다란 원반을 세운 모양으로 아래 부분에서 아이팟을 연결하기 위한 도킹 데크와 터치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버튼들을 볼 수 있다. 뒷면은 유려하게 굴곡진 모양으로 꽤 세련된 모습이다. 마치 하나의 커다란 스피커 유닛이 내장되어 있을 것 같은 모습이지만 놀랍게도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베이스 유닛이 각각 내장되어 있다. 이런 충실한 유닛의 구성 때문인지 사운드 자체의 퀄리티는 어지간한 아이팟 도킹 시스템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스테레오 시스템에 근접한다. 감히 이런 몸체에서 뻗어나올 수 없는 저음은 분명한데 이 정도 저음을 뒷받침하는 덕트가 보이지 않는다. 아뿔싸! 덕트를 뒷면 하부의 자잘한 구멍으로 대체해버렸다니 감동적인 수준이다. AUX단자와 라디오까지 보유하여 충분히 가정용 오디오 시스템을 대체해도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