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4월22일 오후 4시 30분 장소 CGV 왕십리
이 영화 영화감독 지망생 문경(김상경)은 캐나다로 이민 가기 전 평소 친하게 지냈던 영화평론가 중식(유준상)과 산 밑자락에서 막걸리 한 잔을 한다. 둘은 우연히 통영을 얼마 전 갔다 온 걸 서로 알게 되고 거기서 있었던 일들을 서로 한 토막씩 이야기한다. 둘은 서로 같은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은 그걸 잘 알지 못한다. 문경은 통영의 관광해설자 성옥(문소리)에게 마음이 가고, 중식은 애인 연주(예지원)를 통영으로 데려온다. 문경과 중식은 시인 정호(김강우)와 문경 어머니(윤여정), 문경 어머니의 양녀(김규리)를 서로 다른 사람인 것처럼 말한다. 단순한 것처럼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는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교차한다
100자평
<잘 알지도 못 하면서>에 이어 '홍상수의 <오션스 일레븐>'이라 해도 좋을 만큼 이번에도 수많은 스타급 배우들의 우정 출연이 빛난다. 김상경과 유준상, 예지원과 김영호, 모두 이전 모습들을 반복하고 변주하면서 새로이 합류한 문소리,김강우, 윤여정과 멋진 도형을 이룬다. 탁구경기하듯 서로 다른 두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구도도 조마조마하고 재밌다. 홍상수 감독의 팬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영화. 그의 요즘 영화들이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홍상수 감독은 그 변화에 대해서 영화 속 남자들의 입을 빌려 말한다. "난 좋은 것만 본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가장 친한 두 남자가 같은 시기 통영 시내에 머무르면서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놀랍게도 서로 마주친 적은 없다. 마치 두 사람이 등을 마주대고 지낸 것처럼, 혹은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유령이거나 기억에 불과한 것처럼. 두 남자의 각기 다른 두 이야기는 서로의 복제이거나 흉내이거나 혹은 ‘동일한’ 한 남자의 기억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는 두 남자의 현재는 정지되었고 과거의 기억만이 온전히 움직인다. <하하하>는 장소, 인물, 혹은 기억의 ‘이중성’에 관한 홍상수식 화법의 가장 정교한 버전이다. 더불어 무지하게 재미있다. 남자들은 어리광과 진상을 동시에 부리고, 여자들은 솔직하고 너그럽다. 유준상과 문소리가 압권이다. 김용언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