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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받고 검색한다고?
2010-04-26

<집 나온 남자들> 메이킹필름 안혜이

도로를 통제해 스탭들이 촬영하고 있다.

S#1. 메이킹필름은 현장을 제3자의 입장에서 보고 기록하는 일이다. 그래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을 때가 많다. <집 나온 남자들>은 배우를 잘 아는 감독님과 감독님을 잘 아는 스탭들로 큰소리도, 잡음도 없어 지켜보는 입장에서 여유가 있는 현장이었다. 집 나오면 고생이라는데, 이동하는 시간도 여행하는 즐거움으로 남게 해줘서 <집 나온 남자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행복했다.

S#2. 지방 촬영을 가면 스탭들도 각 지역 특산물이나 맛집을 찾아다닌다. 스탭들 사이에 휴게소 리스트가 있었다. 조명감독님이 촬영장 근처에 정말 맛있는 짬뽕집이 있다고 소개해주었는데, 점심시간에 다녀온 지진희 선배님이 단호하게 “맛없던데!”라고 공표했다. 그 이후 조명기사님의 맛집 추천은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인삼이 특산물인 지역이었던가? 동네 주민이 선물해준 인삼주를 한동안 꼭 껴안은 채 아주 해맑게 웃던 지진희 선배님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S#3.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촬영을 할 때, 양익준 선배님 앞에 사인을 받으러 길게 늘어선 초등학생들의 행렬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양익준 선배님이 “너희들 나 아니?”라고 물어보자 어디선가 “팬이에요”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한 스탭이 사인을 받은 초등학생에게 나중에 물어보았다. “아까 사인 받은 사람이 누군지 아니?” 그 아이는 사인지를 들여다보며 “양익준이요, 네이버에 찾아보면 돼요! 실시간 검색 1위 시켜줘야지!! 근데 지진희는 언제 와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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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