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위터라는 신세계에 푹 빠져 있다. 사실 트위터가 유행이라 불리기 시작한 지도 이미 오래전 일이라 이걸 ‘신세계’라 부르는 건 조금 민망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로운 걸 알게 되었을 때 마구 자랑하고 싶은 게 또 사람 본성이라, 밀린 전시 일정들을 뒤로 미뤄두고 오늘은 트위터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트위터를 가입한 지 오늘로 4일째, 내 트위터에는 정확히 38명의 친구들이 저장되어 있고 그중 14명이 외국 사람이다. 그리고 그 14명의 외국 사람(혹은 기관) 중 오로지 다섯명이 미술에 관련된 사람이다. 그들의 이름을 따라 파도타기를 하다가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예술가들, 그중에서도 미술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팔로잉 리스트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미술가들의 트위터에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예술단체가 운영하는 트위터 주소가 등록돼 있을지언정 동료 아티스트들의 이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거다. 타사 언론인들까지 우호적으로 끌어안는 기자들의 트위터나 화려한 인맥을 전시하듯 등록해놓은 셀레브리티의 트위터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골방에 틀어박혀 작업하는 미술가들의 습성 때문일까.
그렇다면 아티스트들은 대체 어떤 이유로 트위터를 할까. <가디언>에 따르면 오노 요코(twitter.com/yokoono)는 “사랑과 긍정의 메시지를 널리 전하기 위해”, 뉴욕의 구상 미술 아티스트 안 시아오(twitter.com/thatwaszen)는 “찰나의 생각을 저장해 아트 스크랩북을 만들고, 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기반한 만화가 집단 Doc Pop(twitter.com/docpop)은 “트위터의 평범한 친구들과 협업해 새로운 만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트위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모두 각자 다른 이유와 상황 속에서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만, 분명한 점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한국에서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거다. 문화적 풍요 속에 사는 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문화적 수혜를 받는 기분, 나쁘지 않다. 이 흐뭇한 기분을 나누고 싶다면 위의 세 트위터에 접속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