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가 남긴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가 국내에서 세계 초연된다. <유디트의 승리>는 기원전 2세기 고대 아시리아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략하자 남편을 잃은 유디트가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목을 베어 민족을 지켜낸 여성 영웅담이다. 유디트의 모습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에서 황금빛 모자이크 장식을 배경으로 남자의 잘린 머리를 들고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본디 오라토리오(종교극음악)인데, 이탈리아 거장 루이치 피치가 에로스적 요소를 살려 오페라로 옮긴다. 바로크 오페라는 합창이 없는 게 관례지만 피치 오페라는 웅장한 합창이 곁들여진다. 오케스트라, 합창, 무용은 국내 예술가들이 꾸민다. 가수는 바로크 오페라 관례를 따라 모두 여성들. 유디트 역에 티치아나 카라로, 홀로페르네스 역에 메리 엘린 네시, 홀로페르네스의 시종 바고아 역에 지아친타 니코트라, 베툴리아의 지도자 우치야 역에 알렉산드라 비젠틴, 유디트의 하녀 아브라 역에 로베르타 칸지안 등 5명이다. 오케스트라는 조반니 바티스타 리곤이 지휘하는 바로크 실내악 단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