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계의 오랜 라이벌, 조PD와 버벌진트가 데뷔 10여년만에 처음으로 공동으로 앨범을 발매한다.
조PD와 버벌진트는 각각 오버와 언더 힙합계에서 확고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뮤지션으로 10여년전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다. 98년 데뷔한 버클리 음대 출신의 조PD는 데뷔때부터 깔끔한 유학파 엘리트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정현, 인순이, 메이다니, 소이, 윤일상 등 대중가수들과의 작업을 통해 힙합의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덕분에 대중들에게는 큰 사랑을 받았지만, 힙합팬들로부터는 ‘인기만 좇는다’, ‘진정한 힙합이 아니다’등 비판을 들어왔다. 반면 버벌진트는 힙합의 기본정신에 충실한 활동을 해왔다. 그 역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에 로스쿨까지 다니는 엘리트지만, 그 보다는 사회와 계급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직설적인 가사와 뛰어난 실력으로 현재까지 언더그라운드 힙합계의 독보적인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2006년 버벌진트가 015B의 7집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그의 많은 매니아들이 실망을 표하기도 했는데, 그러한 반응에 대해 버벌진트는 ‘90년대에게’라는 노래로 화답하며 “90년대 좋아하던 선배님과의 작업을 거절한 이유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015B의 레이블과 계약해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조PD와 버벌진트의 인연은 10년 전 있었던 ‘디스’사건 부터였다. 버벌진트가 4WD의 ‘노자’라는 곡에 피처링을 해주며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조PD와 그의 소속 래퍼 Uzi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에 Uzi가 다시 노래로 대응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언더에서만 알려져있던 버벌진트의 이름이 일반 대중들에게도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노선을 걷게되며 사건이 일단락 된 바가 있다.
이런 두 아티스트가 만나 오늘 4월 공동으로 프로젝트 앨범을 발매한다는 소식은 반갑기도 하면서 놀라운 소식이기도 하다. ‘조PD VS 버벌진트’라는 타이틀로 발매될 프로젝트 앨범의 프로듀서인 라이머는 “두 사람이 앙숙에서 이제는 동료가 되었다”며 사실은 둘 다 성격이나 취향면에서 무척 비슷한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조PD 또한 “버벌진트가 국내 최정상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실력 대결에 있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을 것” 이라고 앨범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10여년 만에 이루어지는 오버와 언더 힙합의 박빙 승부, 그 결과에 많은 음악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