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스물이 된 여자애는 가수가 되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프린스가 데뷔앨범을 프로듀스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급기야 프린스의 저택으로 찾아가 정원사에게 5달러를 쥐어주고는 몰래 잠입한다. 하지만 작업실에서 프린스와 마주치고(깜짝 놀란 프린스!) 경호원에게 끌려나가던 그녀는 운 좋게도 자신의 데모 CD를 작업실에 놓고 오는 데 성공한다. 2년 뒤 그녀는 바람대로 데뷔앨범을 발표하고 호주·캐나다·뉴질랜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버렸다. 그녀가 바로 케샤다.
물론 이 앨범에 프린스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수록곡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충만하다. 비스티 보이스, 벡, 퀸, 밥 딜런으로부터 음악 감각을, 키스 리처드로부터 패션 감각을 영향받았다는 이 엉뚱한 여자는 첫 싱글 <Tik Tok>만큼 직설적이고 공격적이지만, 또한 <Blind>처럼 감각적이고 매력적이다. 앨범 제목은 <Animal>이고 홍보사에서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붙인 별명은 ‘짐승녀’, ‘육식녀’다. 그렇다고 송곳니가 마구 튀어나오진 않는다. (남자 팬들은) 겁먹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