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인 이번 공연은 한국 오페라의 최강 캐스팅이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무대 밑 피트를 책임지고, 무대 위 연출은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진두지휘한다. 이도메네오 역을 테너 김재형·이성은, 일리아 역을 소프라노 임선혜·이상은이 맡는다. 임선혜는 고음악의 명지휘자 르네 야콥스가 녹음한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 음반에서도 같은 역을 소화했다. 유럽 무대에서 모차르트 오페라에 700여회나 출연해온 소프라노 헬렌 권은 시기와 질투에 빠지는 엘레트라 역이다.
<이도메네오>는 모차르트가 25살에 쓴 작품으로 그의 오페라 ‘7대 거작’의 첫 번째를 장식하는 작품. 아들 이다만테 왕자를 해신(海神)에게 바쳐야 하는 이도메네오 왕의 고뇌, 이다만테를 둘러싼 아르고스의 공주 엘레트라와 트로이의 왕녀 일리아의 갈등을 그렸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세리아(신화나 영웅담에서 소재를 얻은 진지한 내용의 오페라)에 다이내믹하고 서정적인 음악을 표현한 모차르트의 실험적 시도가 특징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빈번한 중창과 합창, 격랑 이는 바다와 바람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무대에서 자주 만나기 힘든 작품이기도 하다. 고로 3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이번 공연이 더욱 소중할 따름이다. 그리고 2004년 <카르멘> 이후 5년 만에 오페라 작품에 참여하는 정명훈이 너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