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 M For Murder 1954년,
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출연 그레이스 켈리, 로버트 커밍스
HBO 2월19일(월) 밤 11시50분
지난 100년 동안 관객의 오금을 저리게 만든 감독 1위를 꼽자면 단연 앨프리드 히치콕이다. 그의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훤한 대낮에 옥수수밭을 거닐다 예고없이 등장한 경비행기로부터 살충제 세례를 받거나 학교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새떼에게 기습당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살해당할지 알 수 없어 장면마다 가슴을 졸이는 것이야말로 히치콕 영화를 보는 재미라 할 것이다.
<다이알 M을 돌려라>는 완전범죄의 전모가 백일하에 드러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범죄스릴러물이다.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아내가 추리소설가와 내연의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 마크는 익명의 편지로 그들을 떠본다. 마크는 이혼하면 자신이 빈털터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급기야 아내를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우연히 만난 동창에게 청부살인을 부탁하고 자신의 알리바이까지 완벽하게 조작했는데, 뜻밖의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그의 아내가 오히려 침입자를 죽여버린 것이다. 마크는 이를 ‘정당방위를 가장한 계획살인’으로 몰아붙여 아내를 곤경에 빠뜨리기로 한다.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와 남편 마크, 그리고 아내의 정부였던 추리소설가 사이에 치열한 두뇌게임이 벌어진다.
영화 전반부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후반부는 추리소설을 연상케 하는 수사드라마로 이뤄진 이 영화는 잘 짜인 줄거리와 닫힌 공간에서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한 사람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절묘한 카메라워크가 돋보이는 스릴러의 고전이다. 특히 괴한의 습격에 몸부림치며 달아나던 아내 마고가 오히려 그를 죽이는 부분은 잊지 못할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마고로 열연한 그레이스 켈리는 이 영화에서 처음 히치콕과 만났는데, 이후 히치콕의 또다른 스릴러 <이창>에 출연하는 등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98년 국내에 소개됐던 마이클 더글러스,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퍼펙트 머더>는 이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