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어느 겨울밤이면”인데 영가처럼 들리기도 한다. 넓은 의미에서 이걸 솔이라고 불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If On A Winter’s Night…≫의 수록곡들은 민요와 포크, 캐럴과 재즈를 넘나든다. <Gabriel’s Message> <Now Winter Comes Slowly> <Lullaby for an Anxious Child> 같은 곡들이 인상적인데 이른바 ‘겨울에 대한 단상’인 만큼 수록곡들 모두가 통째로 춥고 쓸쓸하고 외롭고 가파르다. 한없이 추락하는 꿈을 꾸다가 일어난 아침,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쏟아지더라는 뭐 그런 감성으로 가득하다. 스팅의 전작, ≪Nothing Like the Sun≫이나 ≪Ten Summoner’s Tales≫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압축된 정서의 밀도가 높은, 그래서 뭔가가 터지기 직전의 위태로움과 충만함이 공존하는 앨범이란 생각도 든다. 딱 겨울을 위한 음반이고, 겨울을 위한 음악이다. 그러니까 지금이 아니면 딱히 살 일도, 들어볼 일도 없을 거란 얘기다(아 그런데 막상 여름에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갑자기 궁금해지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