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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샐다나] 21세기 여전사는 우아했다
김용언 2010-01-01

<아바타>의 조 샐다나

전세계 SF&판타지 팬들의 새로운 여신 등극! J. J. 에이브럼스의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하 <스타트렉>)과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이 두편이면 말 다했다. 지금까지 출연작은 제법 많았지만 <크로스로드>에선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에선 키라 나이틀리에게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조 샐다나에게 2009년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이건 21세기형 여전사의 탄생이다. 시고니 위버나 린다 해밀턴과의 비교는 당치 않다. 혹은 케이트 베킨세일이나 안젤리나 졸리와도 다르다. 조 샐다나는 ‘형’ 소리가 절로 나오는 무시무시한 근육질을 휘두르거나, 과도한 섹시미를 내뿜으며 남자들을 홀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녀가 (액션신이 없던 <스타트렉>을 빼고서라도) <아바타>의 네이티리를 통해 보여준 이미지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우아함에 가깝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로 다져진 신체는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나비족의 날렵한 액션과 걸음걸이, ‘이크란’을 타고 활공하는 신에 이르기까지 무척 적절했다(<스타트렉>을 ‘무시무시하게 재밌는 경험’으로 기억하는 그녀에게 단 하나의 불만이라면 우후라의 액션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J. J.는 <스타트렉> 속편에서 최소 한번은 액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엄청난 야심과 비전을 가진 이의 프로젝트에 동참했다는 흥분, 그리하여 할리우드 역사에 길이 남을 한 부분이 되었다는 확신, “너무나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무신경한 테크놀로지 범벅이 아니라 감정을 자극하는 영화”를 찍었다는 행복. 조 샐다나는 제임스 카메론의 배려로 샘 워딩턴과 함께 하와이로 며칠 동안 ‘워크숍’을 갔을 때를 특히 즐겁게 기억했다. G-팬티 스타일의 난감한 옷에 가발과 귀와 꼬리까지 붙인 채(해변가의 사람들에게 “영화 찍는 중”이라고 되풀이 해명해야 하는 곤혹스러움은 있었지만) 며칠 내내 하와이의 열대 다우림 속에서 뛰어오르고 질주했다. 혹은 땅에 주저앉은 채 생선을 구워먹고 열대 다우림의 거센 비와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느끼는 과정이 이어졌다. “제임스 카메론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유를 창조하라고 우리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우리의 수많은 질문에도 절대 화내거나 면박을 주는 법이 없었다. 그 모든 불안을 제거하고 난 뒤, 제임스가 ‘액션’이라고 외칠 때 우리에게는 이 모든 것이 너무나 확실하고 진짜 같았다.” 그것은 관객에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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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EVER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