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팝 아트전>/12월12일~2010년 3월7일/63스카이아트 <꿈꾸는 크리스마스전>/12월31일까지/필룩스조명박물관 <제2회 CJ그림책 축제>/12월24일까지/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로맨틱 홀리데이전>/12월28일까지/롯데 아트 갤러리
전형성 지수 ★★★★ 로맨틱 지수 ★★★★★
조금 촌스럽지만, 12월이 되면 어쨌든 냇 킹 콜의 <The Christmas Song>을 듣고 빨간 스웨터를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아무리 새 버전의 캐럴송과 세련된 파티옷이 난무해도, 고향처럼 든든하게 버텨주는 취향도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비슷한 차원에서 연말에는 종종 따뜻하고 화려한 느낌의 전시에 주목하게 된다. 같은 규모라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전시가 좋고, 소재나 주제도 사랑스럽고 평화로웠으면 한다. 대다수의 갤러리들 또한 이러한 전형성에 관대한 듯하다.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여러 갤러리의 전시 중 네 가지를 엄선해 소개한다. ‘연말 취향’으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미리 염두에 둘 것.
63스카이아트가 준비한 <러브 앤 팝 아트전>은 그야말로 온누리에 사랑을 외치는 다섯 작가의 팝아트 작품을 전시한다. 조형물 <Love> 시리즈로 유명한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트레이드마크인 말풍선으로 사랑을 속삭이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Reverie>, 사람들의 열망을 작품에 투영하는 앤디 워홀의 <Campbellsoup>, 하트와 사람을 익살맞게 도안화한 키스 해링의 <Montreux> 등이 소개된다. 모두 잘 알려진 작품들이라 새로울 건 없지만, 이 전시가 열리는 곳이 63빌딩 60층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필룩스조명박물관에서 열리는 <꿈꾸는 크리스마스전>에서는 아트라이팅을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성탄절 시즌마다 크리스마스 촛불전을 열었으나, 조명박물관인 만큼 올해는 좀더 빛에 주목한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광섬유, LED 조명 등을 이용해 눈이 내리는 모습과 하얗게 반사되는 눈밭 등을 연출한 심영란 작가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를 포함해 8명 작가의 아트라이팅 10여점이 선보인다.
올해로 2회를 맞은 CJ그림책 축제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느 일러스트 전시나 회화 전시에 뒤지지 않는 양질의 그림책 원화들을 전시하는 자리다. 국내외 신간 그림책 100권과 원화 부문 50권의 작품이 소개되며, 프라하의 그림책 작가 크베타 파초브스카의 작품이 특별전으로 소개된다. 입체적이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롯데 아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로맨틱 홀리데이전>은 아예 전시 주제가 ‘크리스마스’다. 루돌프를 연상시키는 김명범의 <Deer>, 거대한 전구 안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채워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김다영 작가의 <꿈꾸는 자를 위한 기다림> 등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