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2월15일(화) 오후 4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때는 1891년. 영국은 산업혁명기를 통과했고, 런던은 기계소리로 시끄러우며, 베이커가 221B번지엔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왓슨 박사(주드 로)가 산다. 그러나 그들의 동거 생활(?)도 곧 끝장날 지경으로 결혼을 앞둔 왓슨은 홈즈와 더이상 사건을 해결하러 다니지 않겠노라 공언한 상태. 물론 홈즈는 절친한 친구를 순순히 놓아줄 생각이 없다. 한편, 다섯 여인을 살해해 교수형을 선고받은 블랙우드(마크 스트롱)는 홈즈에게 자신이 곧 부활하리요, 그와 함께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무시무시한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의 이야기가 현실되면서 런던은 공포와 경악에 휩싸이고, 다시 바빠진 홈즈-왓슨 콤비 앞에 홈즈의 유일한 사랑 아이린 애들러(레이첼 맥애덤스)가 등장한다.
100자평
참으로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셜록 홈즈와 아이린 애들러가 아니라 홈즈와 왓슨(?!) 말이다. 가이 리치의 액션 블록버스터 <셜록 홈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의 앙상블로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영화다.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도구를 꺼내드는 홈즈와 이를 발로 차 부수는 왓슨 콤비는 확실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귀엽고 신선하다. 그러나 강력한 즐거움을 원하는 관객에겐 이 영화가 성에 차지 않는 엔터테인먼트일지도 모르겠다. 액션도, 유머도, 사랑도 약간씩 부족한 탓이다. 대신 빅토리아 시대를 디테일하게 묘사한 건물과 의상, 온갖 흥미로운 소품들이 굴러다니는 홈즈의 방 등은 훌륭한 볼거리다. 장미 <씨네21> 기자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현재 유행하는 ‘고전 캐릭터의 동시대화’ 공식에 충실하게 들어맞는 작품이다. 19세기 근대화의 첨단에 서있던 런던을 스팀펑크풍으로 재해석하며 일동의 어드벤처물 공간으로 활용한달지, 원작에선 희미하게 암시만 되던 홈즈의 ‘액션 히어로’ 성격을 극대화한달지, 느리고 우둔한 왓슨의 기존 이미지를 순식간에 날렵하고 섹시한 군인으로 바꿔놓는달지. 가이 리치가 즐겨 차용하는 런던 언더그라운드의 삶에 더불어, 보헤미안 스타일의 근대인 캐릭터까지 더해지며 <셜록 홈즈>는 충분히 즐길 만한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단, 21세기의 홈즈라기보다는 오히려 19세기의 ‘아이언 맨’에 가깝다는 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전작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일까, 혹은 지나친 ‘현대화 각색’의 압박감 때문에 원작의 차가운 매력을 상실한 탓일까. 김용언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