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음악팬이라면 홍대 앞에서 기타 들고 노래하는 여자 중에서 ‘양양’이란 가수를 알고 있을 것이다. 2008년과 2009년에 두장의 EP를 낸 그녀는 사실 2000년에 양윤정이란 본명으로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랄 것 같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그녀는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구식의 사랑 노래’를 부른다. 조심스럽고 그래서 애틋하다는 점에서 ‘구식의 사랑 노래’다. 양양의 정규 1집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장필순의 초기 앨범을 듣는 것 같다. 목소리가 닮았다는 것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정서나 <청춘>이나 <오 사랑이여> 같은 제목이 예스러운 멋, 일종의 풍류를 전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따뜻하다. 그리고 상냥하다. 양양은 음악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쨍한 겨울 오후에 어울리는 음악인데 양양의 목소리와 노랫말은 기쁨의 순간보다는 그런 순간이 지나간 다음의 정서를 담담하게 읊조린다. 그야말로 이것은 어른의 사랑 노래.